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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3일(火)
“과거 재판 국정협력 사례로 언급, 이에 대한 생각은”… KBS 취재에 박보영前대법관 항의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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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협조요청 공문도 받기 전
여수시법원 들어가 무단 취재
朴판사 “방송하지 말라” 항의

판사들 “판결로 말하라더니
사안에 따라 해명 강요” 개탄

KBS PD “사법권 국민이 위임
과거 재판 설명의무 있다 생각”


변호사 개업 대신 ‘시골 판사’를 택해 화제를 모았던 박보영 전 대법관이 최근 공영방송인 KBS 취재팀으로 부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협력 재판 사례로 언급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입장표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상당한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이 소속된 광주지법에서는 건전한 비판을 넘어설 경우 사법부 독립과 재판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일 점심시간 무렵 박 전 대법관은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의 건물 주차장에서 KBS 추적 60분 프로그램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박 전 대법관은 촬영을 거부했지만 촬영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관들이 내린 판결과 관련해 “(당시 대법관들의) 재판 내용이 국정 협력 사례로 (대법원 내부 문건에) 언급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부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서 1심 소액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순천지원 관계자가 KBS의 촬영협조요청 공문을 받은 건 이미 촬영이 강행된 이후인 당일 오후 2~3시쯤이었다. 촬영이 이뤄지고 박 전 대법관은 직접 방송사 측에 “동의하지 않은 촬영분을 방송에 내보지 말라”며 항의 공문을 보냈다. 순천지원도 방송사에 “촬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한 판사는 “박 전 대법관은 사실상 무단 촬영이 이뤄진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과 불안감 등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는 박 전 대법관과 직접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겨 놓았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판사들로 하여금 개별 판결마다 배경과 합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법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장이 언론 질문에 답했을 땐 ‘판사는 판결로만 말하라’고 비난하더니, 이런 사안에서는 또 ‘해명하라’고 강요한다”면서 “갈수록 사법 독립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처가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행정처 관계자는 “일선 법원에서 자율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주는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추적60분’ 제작진은 “헌법상 사법부의 재판권, 사법권이란 권력도 국민이 위임해준 것”이라며 “적어도 국민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는 과거사 재판 등에 대해서는 ‘왜 그런 판결이 내려졌는지’ 국민이 궁금해한다면 취재진은 국민을 대변해 질문할 의무가 있으며 사법부 역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제작진은 순천지원과 여수시법원에 공문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고, 박 전대법관 개인 이메일로도 요청을 했지만 어떤 공식문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질문과정에서 어떤 물리적 접촉도 없었고, 인터뷰는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진행되었다”라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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