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효과’ 톡톡… 음주운전 28%나 줄었다

처벌수위 상향 시행 4개월째
사망 38% 감소… 부상 37%↓
경찰, 6월 단속기준 더 강화

음주운전으로 사상자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일명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 인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만73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7856건보다 약 27.7%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또한 3212건으로 지난해 4968건보다 35.3% 줄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사람도 93명에서 58명으로 37.6%, 부상자는 8678명에서 5437명으로 37.3% 각각 감소했다.

윤창호법은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고 윤창호 씨 사건을 계기로 그해 12월 18일 시행됐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법정형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단속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속 현장에서도 효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기회에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해 음주운전 풍조를 근절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 이후인 2월과 3월에도 2026명의 운전자가 적발됐다”며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상시 단속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6월 25일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일명 ‘제2윤창호법’)이 시행되는 만큼 경찰은 이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옥외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0.03%는 보통 소주 한 잔을 마시고 1시간가량 지나 술기운이 오르면 측정되는 수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혈중알코올농도 0.03∼0.05%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16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다쳤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0.03∼0.05% 음주운전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6월부터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단속에 걸릴 수 있다”며 “전날 과음한 사람은 다음 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등 안전한 운전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