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들 부부도 공관살이’ 金대법원장의 公人의식 수준

김명수 대법원장이 공인(公人) 의식이나마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결혼한 33세의 현직 판사인 아들과 변호사인 32세의 며느리도 대법원장 공관(公館)에서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23일 보도됐다. ‘아들 부부의 공관살이’가 위법은 아닐지라도, 공·사(公私)에 대한 분별력과 정직성을 누구보다도 더 확실하게 갖춰야 할 대법원장의 의식 수준이 상식 이하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장을 포함해 5부 요인의 공관은 국유재산법에 따른 대표적 ‘국유 재산’이다. 공적 저택의 개념으로 단순한 주거용을 넘어 외빈 접대 등 공적인 업무에 활용하는 공간을 포함하고 있다. 대법원장 공관 유지에 한 해 2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 독립 세대인 아들 부부가 공동 거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런데도 김 대법원장의 아들은 결혼 후 장인 소유의 아파트에 살다가 지난해 1월부터 공관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2017년 9월 시가 10억 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지 4개월 후다. 김 대법원장의 아들 부부가 공관 거주로 절약한 돈을 아파트 중도금 등으로 사용했다면, 김 대법원장이 아들 부부의 재산 증식을 위해 공관살이를 하게 한 셈이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관사에 무료로 살면서 상가에 투자한 ‘관사 재테크’ 혐의로 결국 사퇴한 사실까지 떠올리게 되는 이유다.

그렇잖아도 16억6650만 원을 들인 공관 리모델링은 건물 외벽의 고급 수입 석재 비용만 11억 원에 이르러, ‘호화’ 지적이 나왔다. 공사 중에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주말 등에 놀러 오는 외손주들을 위해 그네와 모래사장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사실이면, 공관을 손주들 놀이터 정도로 여긴 셈이다. 코드 논란 속에 임명된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 지명 다음 날 근무지이던 춘천에서 대법원으로 평소와 달리 버스를 타고 와 ‘청렴 쇼’를 했다는 비판도 받은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이제라도 자신의 공인 의식 실상을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