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좀도둑질 ‘무관용’ 선포

유명 아이스크림 등 최근 수년간 수백억 원 피해 추정

홍콩의 대표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항공이 승무원들의 좀도둑질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최근 좀도둑질 혐의로 승무원 6명에 대해 사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규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회사 측은 “회사 물품 분실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 직원들에게 언제든 임의검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고지했다”며 “회사 물품을 유출한 경우 물품 가치와 상관없이 해고 등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이 강경 대처 입장을 밝힌 것은 승무원들의 좀도둑질로 인한 피해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사 결과 최근 몇 년간 승무원 좀도둑질로 인한 물적 피해 규모는 수억 홍콩달러(수백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이 훔친 물품은 주로 승객 서비스에 제공되는 식기류, 샴페인, 빵, 물티슈 등이었다. 특히 승무원이 가장 빼돌리기 좋아한 물품 중 하나는 고급 아이스크림이었다. 한 승무원은 집 안 냉장고들에 빼돌린 아이스크림을 가득 채워 넣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 노조는 회사의 사내 절도 무관용 방침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임의검사는 신중해야 하며 법적 문제는 없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93년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3주간 파업을 주도한 노조 대표를 물, 땅콩, 기내잡지 등을 훔쳤다는 이유로 해고했으나 해당 승무원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수백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