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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4일(水)
예배당 조명 불꽃에 탄 11세기 英 윈저성 548억원 들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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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르담 화재로 본 세계문화재 소실

200년 된 브라질박물관 작년에 잿더미 … 복구비 마련 힘겨워

英 윈저성 5년만에 원형 그대로
미묘한 금박장식까지 되살려내
20세기式 14세기 건축물 호평

브라질박물관 1억헤알 추산에도
기부액은 1년간 110만헤알 불과
그 중 95만 헤알은 해외서 보태

노트르담 복원비 산정 1년 걸려
美교수 성당 구석구석 3D 스캔
설계 복잡하지만 복원에 희망적


‘프랑스의 심장이 타버렸다.’

부활절 주일이던 지난 20일,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졌어야 할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고요했다. 대규모 화재로 타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856년의 긴 세월, 온갖 시련을 겪는 와중에도 부활절이면 어김없이 종이 울렸는데 이번에는 그러질 못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화재 원인으로는 성당 외관 개·보수 공사를 위해 설치됐던 비계 쪽의 전기회로 과부하나 합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5년 내에 대성당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복원 기간부터 비용, 방법까지 난관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노트르담뿐이 아니다. 화마로 소중한 세계문화유산, 국가 문화재를 잃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1세기에 지어진 영국 윈저 성부터 남미 최대 자연사 박물관까지, 국가의 심장과도 같았던 수많은 존재가 화마로 스러졌다 다시 일어났다.

◇문화재 휩쓴 화재들 = 2019년 4월 15일 오후 6시 43분,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 밑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은 1시간 만에 중세시대 장인들이 5000여 그루의 참나무로 공들여 만들었던 지붕의 3분의 2와 첨탑을 삼켰다. 15시간여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소방당국과 성당 측의 빠른 대처 덕에 가시면류관과 성 십자가를 비롯해 93m 높이 첨탑 끝에 달려 있던 청동 수탉조각 등 주요 문화재가 살아남았다. 프랑스 검찰은 방화 가능성은 배제한 상태다. 화재가 커진 이유로는 진화보다는 사전 화재 예방 및 탐지에 주력했던 대성당의 안전시스템이 거론된다. 대성당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스프링클러나 방화벽을 설치하지 않았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달리 수많은 유물이 잿더미로 사라진 화재도 있었다. 지난해 9월 2일 오후 7시 30분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브라질국립박물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건이 대표적이다. 자연사 부문 최대 박물관으로, 1818년 지어져 그해로 설립한 지 200년이 되는 전 세계적인 보고(寶庫)였다. 1만1500년 전 살았던,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의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 1784년에 발견된 5.36t 무게의 대형 운석을 비롯해 유물 2000만 점과 동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의 90%가 소실됐다. 화재는 박물관 에어컨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를 조사해 온 전문가들은 “에어컨이 왜 불에 탔는지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당시 에어컨이 설계기준보다 더 강한 전류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경찰 당국은 현재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992년 11월 20일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영국 윈저 성 역시 11세기에 지어졌던 영국의 주요 문화유적지다. 빅토리아 여왕의 예배당 조명에서 불꽃이 발생, 커튼에 옮겨붙으며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250명의 소방관이 15시간 동안 진화에 돌입했지만 접견실과 응접실, 예배실 등 115개의 방이 불탔다.

◇상상 초월하는 복원비용 = 전문가들이 대략 복원 비용을 산정하는 데만도 1년 정도 소요될 수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프랑스는 전 세계적인 모금 운동을 선택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모금된 금액은 10억 유로(약 1조2840억 원)에 달한다. 기부금이 쏟아지는 만큼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복원이 실제 가능한지 여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복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더라도 과연 성공할지 여부다. 워낙 복잡한 설계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술사학자인 앤드루 탤런 미국 바사칼리지 교수가 지난 2011~2015년 노트르담 대성당 구석구석을 전부 촬영해 만든 3D 모형이 하나 있다. 탤런 교수의 제자였던 린지 쿡 조교수는 “프랑스 당국이 복원 과정에서 스캔 자료를 활용하고 싶어 한다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가치가 큰 만큼 유·무형으로 복원을 돕겠다는 국제사회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유네스코는 대성당의 피해를 산정하고 복원하는 일을 돕겠다고 했다. 이탈리아, 독일 등은 복원 전문가를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브라질국립박물관의 사정은 다르다. 박물관 보수공사에 최소 1억 헤알(29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국립박물관 재건을 위해 세워진 단체인 ‘박물관의 친구들’에 전달된 기부액은 110만7000헤알에 불과하다. 이 중 국내보다는 외국 기부액이 95만 헤알로 훨씬 많다. 영국 문화 관련 기관이 15만 헤알, 독일 정부가 80만 헤알을 기부했다. 국립박물관 측은 노트르담 대성당에 기부가 줄을 잇는 것을 보고 “브라질 갑부들도 박물관 복원을 위한 기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1000여 년 동안 영국 왕과 왕비가 살았던 윈저 성 복원에도 3700만 파운드(548억 원)라는 거액이 들었다. 복원은 5년 만인 1997년에 끝났는데, 일각에서는 이 복원 작업을 두고 ‘20세기 영국이 수행한 가장 위대하고 역사적인 건축 프로젝트’라고 말하기도 했다. 복원된 윈저 성은 20세기 식으로 해석된 14세기 건축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미묘한 금박 장식 등을 제대로 살렸고, 지붕 등도 전통 방식과 도구를 사용해 재현했다. 2008년 전소한 숭례문 복원에는 270억 원이 들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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