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중앙亞, 새로운 보건의료 협력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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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과 함께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카자흐스탄 3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의료인 양성, 건강보험 제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 시스템 등 보건의료 협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중앙아시아 5개국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을 바탕으로 그동안 제약·한의약·의료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 협력을 추진해 왔다. 오는 12월에는, 우리나라의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으로 200병상 규모의 국립아동병원이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개원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3월 이동욱 전 보건복지부 실장을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차관이자 사회담당 부총리 자문관으로 파견했다. 이를 계기로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 협력센터를 개소했으며, 앞으로 양국 간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거점 기반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직항 노선이 없고 폐쇄적인 여건 탓에 그동안 우리나라와 보건의료 분야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높은 수준의 병원시설과 의료 장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큰 관심이 있었다. 한편,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경제 수준이 가장 높은 카자흐스탄은 우리 정부와 대등한 동반·협력 관계로 사업을 추진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비슷한 듯 다른 세 국가를 연이어 방문하는 내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보건의료 개혁에 대한 갈증’이었다. 보편적 무상의료 원칙과 공공의료 중심의 전달 체계 등 옛 소련의 보건의료 체계를 공유하고 있는 이들은 적잖은 수의 의료 인력과 병상 등을 갖추고 있어 선진적 보건의료의 기본 여건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영아사망률, 기대수명 등 보건의료 지표가 좋지 못하다. 각국은 보건의료 수준 향상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의료 인력의 전문성과 재정 조달 방안이 미흡하고, 보건의료 개혁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순방 과정에서 3개국의 정부 관계자들은 자국 의사·간호사·병원 경영인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우리나라와의 보건의료인력 교류와 협력에 우선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국가 간 의료 인력의 교류는 보건의료 협력의 첫 단추다. 한국에서 시행하는 외국 의료인 연수 프로그램에 3개국의 참여를 확대하고 경북대병원, 보건산업진흥원 등 여러 공공·민간기관들도 3개국의 보건부, 의료인 교육훈련기관, 의과대학 등과 의료인 교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의약품·의료기기가 의료 서비스와 함께 진출해 중앙아시아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실무 협의체를 운영키로 했다. 특히, 이들의 관심이 큰 e헬스(전자적 수단으로 건강정보 교류) 분야 발전 기본계획을 함께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 정보화 현황을 파악하고 병원 정보화, 스마트 의료 등 분야별 청사진을 그리는 데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의 이번 중앙아시아 방문이 보건의료 개혁에 목마른 이들의 땅에는 단비가 되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우리나라 보건의료계에는 풍성한 결실을 약속하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정부는 한국 의료의 진출 확대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보건의료 수준 도약이라는 상호 성장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 보건의료 관련 기업체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