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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4일(水)
“아이 맞아?”…아동복 쇼핑몰 광고 문제 없을까
“여아를 성인 여성처럼 꾸며” 비판에 판매자 “문제 없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국내 아동모델(위)과 해외 아동복(유니클로) 모델(아래)[각각 국내 아동복 쇼핑몰, 유니클로 홈페이지 캡처]

아동복 쇼핑몰에서 아동 모델을 성인처럼 꾸미거나 노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논란이 SNS 등에서 일고 있다.

아동복 쇼핑몰이 여아 모델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아이디 ‘oran****’ 사용자는 지난달 3일 네이버 한 맘 카페에 “4개월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화가 치민다”며 “남아든 여아든 아이들을 성 상품화하는 일들은 법적으로 제재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인터넷 아동복 사이트에 올라온 여아 모델 사진은 발그레한 볼 터치, 빨간 입술, 굵은 웨이브의 긴 머리, 그윽한 눈빛에 아련한 표정을 담고 있다. 6∼12살 모델이 눈화장, 볼 터치, 립스틱 등의 색조 화장을 하고 성인복 모델과 비슷한 포즈를 취한 것. 이 쇼핑몰이 아니더라도 아동복 쇼핑몰에서 어른 여성의 모습을 한 여아 사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내 아동복 쇼핑몰이 그려내는 ‘성인화’된 여자아이의 모습은 해외 아동복 화보와 대조를 이룬다. 해외 아동복 화보는 아동 모델을 ‘아이답게’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다. 화장을 하지 않고 성별 차이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옷을 입은 채 포즈는 자유분방하며 활짝 웃고 있다. 어린아이가 성인을 흉내 내는 듯한 모습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월에는 한 아동용 속옷 쇼핑몰의 아동 모델 속옷 착용 사진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속옷 모델 관련하여 처벌 규정과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된 것. 해당 청원은 SNS 등에서 공유되며 비판이 이어졌고 시민 4만400여명이 동의한 채로 종료됐다.

▲  국민청원이 제기된 아동 속옷 판매 사이트의 제품 홍보 사진[판매 사이트 캡처]

청원인은 “아동 러닝을 홍보하는 사진인데 모델이 몸을 꼬고 소파 끄트머리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있다. 왜 아이가 다리를 벌린 후 손으로 가린 사진을 (러닝) 홍보 상세 컷에 넣어야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아동 모델 촬영물에 대한 법적 규제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은 “해당 사이트는 여아 속옷만 실제 아동 모델의 착용 사진을 사용했는데 같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남아 속옷처럼 마네킹 착용 사진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동복에 붙인 옷의 별칭이 논란이 된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한 아동복 쇼핑몰은 ‘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 토끼의 오후’, ‘그녀 클럽 뜨는 날’ 등의 별칭을 여아용 의류에 붙여 판매했다. 이후 ‘연애’, ‘섹시’, ‘클럽’ 등의 단어가 여아를 성적 대상화 한다는 비난이 있자 일부 의류의 명칭을 수정했다.

아동 모델에게 성인과 같은 콘셉트의 촬영을 하는 것은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보이게 할 수 있고 나아가 아이들을 성범죄의 표적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비난이 높지만, 해당 판매 사이트 관계자들은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청원이 올라온 아동 속옷 판매 사이트 대표 최모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동에게 속옷을 입히고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며 “아동은 모델일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된 것도 아니니 사진을 내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동 옷에 붙인 별칭이 문제가 된 쇼핑몰 관계자는 “‘섹시’나 ‘클럽’과 같은 단어는 아이들 옷의 이름으로 문제가 있다고 느껴서 수정했지만 연애감정과 연관된 네이밍은 아이가 알콩달콩한 연애감정을 느낀다는 게 귀엽고 웃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구매자는 부모인 경우가 많은데 문제를 느끼는 분들은 한 분도 없었다”면서 “이후 옷 이름을 붙일 때 조심하고 있긴 하지만 사이트 전체의 분위기가 아이들을 성적으로 비추지 않는만큼 전체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색조 화장과 포즈 등을 아이가 원해서 한 경우까지 비판하는 것은 아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아동의 경우 자유보다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장은 “만 13세 미만과 성관계를 하면 폭행, 협박 등의 강제성이 없더라도 강간으로 간주해 더 강력한 처벌을 한다”며 “국가는 미성숙한 아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더 두터운 보호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동 모델을 성인처럼 꾸미거나 성적 대상화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연출에 대한 규제는 현행법 상 따로 없는 형편이다. 서구 사회에서도 이를 법으로 세밀하게 규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이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의 지적, 정신적, 도덕적 또는 사회적 발전에 유해한 어떠한 노동의 수행으로부터 보호받을 아동의 권리를 인정해야한다’는 조항을 잣대로 지나친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규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손 소장은 “영국과 캐나다도 이러한 경우를 법으로 규제하진 않더라도 아동권리협약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 의류업계 역시 아이 모델에게 화장을 하지 않는 등 아동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라면 의류업계 관계자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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