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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탈원전 후폭풍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5일(木)
脫원전 탓 아니라더니…한전 “신재생에너지 늘려 재무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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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건설하라”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공청회’ 현장을 찾은 경북 울진 주민들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업보고서엔 ‘정책비용 증가로 경영위기’ 고백

原電가동 규제·火電 감축 등
‘에너지 전환’ 따른 영업 손실
투자자들엔 거짓 설명 불가능

신재생에너지 35% 수준 목표
막대한 투자에 경영부담 악화
‘강원산불’보상·전선지중화 등
비용 증가로 영업적자 불보듯


한국전력공사가 공시 사업보고서에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원인인 ‘비용 증가’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것이라고 명시했다. 한전은 그동안 정부의 압박으로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를 부정해왔지만, 상장사로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게 된 것이다.

25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18년 사업보고서의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에서 한전 재무여건 악화의 원인이 정부의 에너지믹스 전환(재생에너지 증대와 탈원전) 정책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력망 확보를 위한 투자비 증가 및 전력망의 안정적인 연계 문제가 대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믹스 전환을 위한 전력시장제도 개편에 대비하여 대규모 설비투자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소요되는 정책비용의 증가 등으로 재무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했다.

한전은 상장사로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159조 등)’에 따라 사업보고서에 예측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선 “국제 연료 가격이 상승하고, 신재생 에너지 확충을 위한 비용 등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의 정책비용이 증가됨에 따라 공사의 재무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으나, 올해는 국제 유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이 내용을 뺐다.

한전의 연결재무제표상 지난해 실적을 보면 영업적자는 2080억 원, 당기순손실은 1조1745억 원에 달한다. 2016년 1조2002억 원, 2017년엔 4조9532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이 갑자기 적자를 기록하긴 쉽지 않다. 공기업이란 특수성으로 ‘탈원전’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정부의 시책에 따라야만 했기에 1년 만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탈원전’이란 표현 대신 ‘에너지 전환’이라고 표기하고 있으나 정책 내용은 달라진 게 없다. 지난 2월 한전은 ‘탈원전으로 2018년 적자를 기록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국제 연료 가격의 급등이 주된 원인이며, 탈원전 때문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었는데, 사업보고서에선 탈원전 때문임을 고백한 셈이다. 한전은 적자 이유로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 구입비 증가(4조 원)’를 꼽았다. 이는 원전과 석탄 화력을 대폭 줄이고 LNG 발전 등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원전 가동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강화했고, 안정적 가동이 가능한 원전도 정지 상태로 장기간 방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한전의 경영을 위협할 유일한 요소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을 공개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최대 35%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혀 한전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강원 고성 산불이 전신주에서 발생한 데 따른 배·보상까지 겹칠 경우 한전의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설 안전보강책으로 거론되는 ‘전선 지중화 사업’에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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