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뺨치는 NFL 드래프트…“예비스타 보자” 구름관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3일간 7라운드…엄청난 규모
32개 구단에서 250여명 지명
全과정 주요 방송국서 생중계
레드카펫·킥오프 등 이벤트
선수들 ‘이름’ 알릴 좋은기회
튀는 의상입고 ‘눈도장’ 받아

1936년 시작… 美스포츠 最古
팬들도 독특한 의상 눈길잡아
행사 개최 내슈빌 교통 통제

미국프로풋볼(NFL) 신인드래프트는 마치 국제영화제를 연상케 하는 축제다.

2019 NF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최됐다.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백 카일러 머리(22)는 특히 애리조나 카디널스로부터 전체 1순위로 지명, 사상 처음으로 NFL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 선택을 받은 선수로 등록됐다. 머리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1라운드 9순위 지명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카디널스로부터 가장 먼저 호명됐다.

머리의 전체 1순위가 확정되자 오클라호마대 동문 베이커 메이필드(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이필드는 역시 쿼터백 출신으로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혔다. 메이필드는 트위터를 통해 “백투백(Back to Back)! 축하한다, 머리! 넌 1위로 뽑힐 자격이 있다”고 글을 남겼다.

NFL은 미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국민 스포츠이기에 신인드래프트의 역사와 규모가 남다르다.

NFL은 미국 4대 프로스프츠 중에서 가장 빠른 1936년부터 신인드래프트를 도입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1947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1963년, 메이저리그는 1965년부터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했다.

NFL 신인드래프트는 1라운드를 포함한 전 과정이 미국 주요 방송국을 통해 생중계된다. 올해 NFL 신인드래프트는 ABC와 ESPN이 중계하며 첫날 1라운드, 둘째 날 2∼3라운드, 셋째 날 4∼7라운드가 열린다. 총 3일간 250여 명의 선수가 32개 NFL 구단의 지명을 받는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선 253명, 2017년엔 역시 253명, 2018년엔 256명의 이름이 호명됐다.

NFL 신인드래프트는 예비 스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전 미국의 관심을 받는다. NFL은 지명에 앞서 선수들의 레드카펫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유망주들에겐 데뷔 전 이름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다.

드래프트 참가자들은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재치 넘치는 옷차림으로 레드카펫에 참여해 카메라 렌즈를 독점한다.

머리는 레드카펫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머리는 분홍색 정장, 흰색 신발, 분홍색과 검정색 줄무늬 넥타이로 치장한 채 당당하게 입장했다. 미주리대의 쿼터백 드루 록은 깔끔한 회색 정장과 남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환한 미소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테네시 타이탄스 치어리더들이 예비 스타들을 열띤 응원으로 맞이했다. 테네시 타이탄스는 올해 NFL 신인드래프트 개최지 내슈빌을 연고지로 삼고 있다.

NFL 신인드래프트는 슈퍼볼만큼 미국과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는 이벤트다. 미국 전역의 팬들이 미래의 스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내슈빌을 찾았다.

내슈빌 시내는 교통이 통제됐고, 거리 곳곳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가지각색의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은 내슈빌 시내에 운집, NFL 신인드래프트 행사를 마음껏 즐겼다. 내슈빌 상점들은 미국 곳곳에서 몰려든 팬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했다.

미국의 대도시들은 NFL 신인드래프트 특수를 누리기 위해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NFL 신인드래프트는 1965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에서 열렸고 이후엔 경쟁 체제다. 2015년과 2016년엔 시카고, 2017년엔 필라델피아, 2018년엔 알링턴에서 실시했고, 2020년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