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후폭풍>“더 세게 투쟁” 결집노리는 野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나경원(앞줄 왼쪽 세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정무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선거제도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동료 의원 등과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 ‘강경모드’ 가속 한국당

패스트트랙서 ‘수 열세’ 확인
원내보다 장외서 집회 계속
대국민 호소로 보수층 결집

황교안 “국민위해 횃불들 것”
천막당사 방안까지 고민하며
당분간 국회일정 전면 거부

‘수의 열세’로 선거제도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자유한국당은 30일 강력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당은 ‘천막 당사’를 차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원내·외 병행투쟁 가능성이 높지만, 당분간은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대국민 직접 호소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을 위한 정의의 횃불을 들겠다”며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황 대표는 천막 당사를 꾸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천막 당사를 꾸리면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시절 이후 15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공조로 수의 싸움에서 밀린 만큼 강력한 장외투쟁을 통해 정치권 밖의 지지층을 결집,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당분간 국회 의사일정을 사실상 전면 ‘보이콧’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우선 장외로 나가 국민께 공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대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이 이뤄질 경우 20대 국회는 없다”고 이미 공언한 바 있다. 원내 관계자는 “무슨 염치로 (여권이) 지금 협치를 얘기할 수 있느냐”며 “당분간 국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말을 이용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장외 집회는 전국 순회 방식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 후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전국을 돌며 이 정권 독재의 실상을 낱낱이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부산, 대구, 충청, 수도권 등을 돌며 대국민 보고대회 형식의 집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인 국정·국회 운영, 정부의 경제 실정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지지세력 결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비록 패스트트랙 저지에는 실패했으나,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장외 투쟁에만 ‘올인’할 경우 퇴로를 찾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적절한 투쟁 방식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