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후폭풍>與 ‘의석수 축소’ 감수하며 패스트트랙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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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진보 진영 연대 구축해 장기집권 노림수”

내년 총선서 의석 줄어들지만
현재 6석인 정의당 크게 늘듯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 감소라는 불이익과 이번 몸싸움 사태까지 감수하며 선거제도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것은 범진보 진영 연대 구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 여건상 내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이 쉽지 않다고 보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과 연대를 통해 안정적 국정 운영 기반을 다지는 한편, 대한민국 주류 교체를 위한 장기 집권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최근 강성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30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개정안은 현행 253석인 지역구 의석수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되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당득표율로 50%의 비례대표를 우선 배분하며 비례대표 명부는 권역별로 작성된다. 여기에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도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128석으로 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다음 총선에서 의석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이 더 손해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장 이득을 보는 정당은 정의당으로 예상된다. 정의당은 10% 정도의 득표율을 올리면 20석 안팎의 의석 확보가 가능해 현재 6석보다 의원 수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민주평화당은 호남 지역구에서 손실을 보지만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 확보론과 범진보 정당과 연대 불가피론이 대두됐다. 민주당이 한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머뭇거렸던 것도 단독 과반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한국당 지지자들의 결집 등을 보면서 결국 내년 총선 단독 과반보다 범진보 진영의 장기 집권 기반 마련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