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2관왕’ 방탄소년단, 미국서 K-팝 역사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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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톱 그룹’·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 영예

‘마룬5’ 등 세계적 톱스타 꺾고
아티스트로서 실력 인정받아
“우린 여전히 6년전 그 소년들
계속 함께 최고의 꿈 꿉시다”

15명 중 ‘엔딩 가수급’ 대우
무대 정중앙 맨 앞자리서 즐겨

‘월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대중가요 역사를 또다시 썼다.

방탄소년단은 2일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뮤직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상과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2관왕에 올랐다. ‘톱 듀오·그룹’상은 아티스트에게 주는 주요 상 중의 하나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몰고 다니는 인기 가수를 넘어 뮤지션, 아티스트로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은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마룬5, 이매진드래곤스 같은 쟁쟁한 톱스타들과 경쟁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방탄소년단의 RM은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께한 작은 일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며 같은 것을 두려워한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꿉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7년에 처음 받은 ‘톱 소셜 아티스트’는 3년 연속 수상이다. 이 역시 한국 가수로선 처음이다. ‘톱 소셜 아티스트’상의 수상 소식은 이날 레드카펫 행사에서 먼저 전해졌다. 레드카펫 사회자인 래퍼 스웨이 캘로웨이가 “다시 한 번 톱 소셜 아티스트가 됐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며 깜짝 이벤트로 트로피를 안겼다.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은 전 세계 팬들의 SNS 투표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팬 투표에서 방탄소년단이 최고 득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온 방탄소년단은 “우리에게는 매우 큰 상이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엄청난 객석의 함성과 환호 속에서 이뤄진 방탄소년단과 할시의 컬래버레이션 공연도 큰 화제를 모았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Map of the Soul:Persona·사진)’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뮤직비디오 속 세트가 연상되는 특별 무대에서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테일러 스위프트,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과 화려한 무대 장식으로 이뤄진 빌보드에서 이 무대는 가장 빛났다.

빌보드뮤직어워즈 측은 이번에는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부터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톱스타로 대접하며 공을 들였다. 시상식을 알리는 홍보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을 주요 아티스트로 소개했고, 무대 공연에서도 15명의 공연자 중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보다 뒤에 배치해 ‘엔딩 가수’ 대접을 해줬다. 또 지난해처럼 앉는 자리에도 신경 썼다. 카디비, 드레이크 등과 함께 정중앙 맨 앞자리를 내줬다. 시상식 사회자인 켈리 클락슨을 비롯해 부문별 시상자들은 수시로 방탄소년단에게 한마디씩 칭찬했다. 그때마다 카메라가 맨 앞에 앉은 방탄소년단을 비췄다. 객석에서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처음 빌보드와 인연을 맺었다. 그때는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상을 받고 무대 공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로 연거푸 정상에 오른 이후 세 번째 대기록이었다. 빌보드는 또한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에서 채 11개월도 안 돼 3번 정상에 올랐다”며 “이는 비틀스의 기록보다 앞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