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이후 與원내대표 ‘선호 기준’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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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사령탑 아닌 법안처리 등 추진력 강한 후보”
“주류 인식되는 후보 유리해져”
“한국당 설득할 인물을” 주장도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오는 8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초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선거운동을 이끌 ‘얼굴’을 뽑는 선거로 인식됐다. 하지만 20대 국회 임기 마지막 1년이 여야의 극심한 충돌로 점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내대표’로 선택 기준이 바뀌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3일 “4·3 재·보궐선거 직후만 하더라도 내년 총선을 잘 치를 수 있는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4·3 재·보선 당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있었고, 실제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사태와 맞물리면서 당·청 관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원내대표 선거에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바뀌었다는 게 의원들의 설명이다. 20대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할 개혁 법안이 여전히 많아 청와대 및 정부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힘 있는 원내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아무래도 당내 주류로 생각되는 후보가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김태년 의원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반면 대여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자유한국당을 설득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선거법 개정은 물론 중점 법안이나 정부 예산안 처리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는 이인영·노웅래 의원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있을지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더라도 2·3위 후보 표가 결집하면서 결선 투표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손우성·윤명진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