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원자력,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줄이지 말고 늘려야

원자력 살리기 학생운동을 하고 있는 ‘녹색 원자력 학생연대’에 대해 탈핵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의 이헌석 대표는 자신의 기고문에서 기후변화협약에 원자력이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에 원자력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기후변화협약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제6차 당사국총회 속개회의(COP 6-2)에서는 부속서 I(온실가스 감축 의무당사국)에 포함된 국가들이 청정개발체제(CDM)나 공동이행(JI) 수단으로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내용이 있다. 청정개발체제나 공동이행은 타국에 시행하는 사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조항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국가와 국가 간의 사업에 관한 조항이지 자국 내의 원전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은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었다.

COP 6-2가 있었던 2001년으로부터 14년이 흘러 2015년에는 파리협정이 체결됐다. 협정에서 합의된 대로 2018년에 ‘1.5℃의 지구 온난화’라는 특별보고서가 발간됐다. 해당 보고서는 원자력을 저탄소 배출 발전원(low-carbon-emitting sources)으로 소개하고 2010년 발전량 기준으로 원자력을 2030년까지 59∼106% 늘려야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력은 국제적으로 청정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이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로 인정받는 이유는 발전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우리 국민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배출도 없다.

석탄 발전은 온실가스 배출도 많고 미세먼지 배출도 심하다. 천연가스 발전소는 평균적으로 석탄 발전소보다 온실가스 배출은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대도시 인근에 있어서 국민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전력 생산에서 직접적인 탄소 배출이 없다. 문제는 24시간 일정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라고 한다(필자의 단체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핵인싸’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기는 햇빛이 충분히 비칠 때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들의 평균 이용률은 15%로 집계되고 있다. 24시간 중 평균 3∼4시간밖에 발전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나머지 20시간 동안 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 원자력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린다는 것은 24시간 내내 탄소 배출 없는 청정에너지를 줄이고 20시간 동안 탄소 배출이 있는 가스 발전소를 늘린다는 의미와 같다.

지구온난화를 막고 우리 국민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원자력만 한 에너지 발전원이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원전이 최근에 미국의 원자력 규제 기관에서 타국 모델 중 최초로 설계인증을 받았다.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에서조차 안전성과 우수성을 인정했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도 없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원전이다. 이제는 원자력 죽이기를 멈추고 우리의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

조재완·카이스트 녹색원자력학생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