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차이나 파워>‘제조업 강국’ 야심 품은 中… 올해도 과학기술분야에 59조원 투입

중국몽 위한 ‘제조 2025’ 전략

중국이 산업 고도화 전략인 ‘중국 제조 2025’(제조 2025)를 통해 제조업 강국 반열 진입을 꾀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을 의식,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제조 2025를 직접 언급하는 일은 줄었지만 올해에도 기술 개발에 막대한 예산 투입을 결정했다. 제조업을 선도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올라 글로벌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제조 2025는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지나 6~7% 정도 중속 성장하는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 시대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하며 등장했다.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제조업 혁신 전략을 추진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국무원은 2015년 5월 제조 2025를 발표했다. 이 정책의 주요 육성 분야는 정보기술(IT)·반도체, 로봇·무인기(드론), 항공우주, 바이오·첨단 의료기기 등이 포함된다. 제조 2025는 제조업 육성책인 동시에 중궈멍(中國夢)을 실현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강력한 제조업이 없다면 국가의 번영도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대외적으로 제조 2025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올해부터다. 올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저작권·지식재산권 침해 증가를 이유로 제조 2025의 실질적인 폐기를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제조 2025라는 명칭은 2018년까지 3년 연속 정부 업무 보고에 포함됐는데 지난 3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보고에 처음으로 빠졌다. 리커창 총리는 대신 ‘제조 강국 건설’ ‘지능 플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선진 제조업과 현대 서비스업의 융합 발전을 촉진해 제조 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미국의 화살은 피하겠지만 제조업 육성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제조 2025와 관련된 과학기술 예산은 올해 3500억 위안(약 59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13.4%나 늘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