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색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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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제품의 색상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컬러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색(色)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겉모양을 넘어 성향을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색을 볼 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미국 컬러리서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오감(五感) 중 시각이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비즈니스에서뿐만 아니라 색깔은 개인과 기업,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컬러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파커(Parker)’의 빨간색 만년필이다. 당시 미국에서 판매되는 만년필은 대부분 검은색으로 주 고객층은 남성이었다. 그래서 파커는 새로 출시되는 만년필을 여성들이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만들었는데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크게 올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 12월 1일 컬러TV가 등장하면서 색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컬러 산업은 패션, 화장품뿐만 아니라 가구,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과 같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색깔 바람이 분 지 오래다. 은색, 흰색, 검은색이 대부분이었으나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바뀌었다. 가전업계에서도 흰색 위주였던 냉장고 등이 화려한 색으로 변신하는 등 전 산업에 걸쳐 컬러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기업은 다양한 색상을 이용해 이미지를 구축하고, 기업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이 입맛을 돋우고, 식욕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빨간색을 로고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에 이용하고 있다. 파란색은 시원함과 청량함을 대표하는 색으로 청춘, 신뢰감, 안정감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현대자동차, 외국에서는 페이스북의 대표색이다. 초콜릿 원료의 이름을 딴 카카오는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회사 모토에 따라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석유 등 지하자원은 고갈을 앞두고 있는 유한 자원이지만, 컬러는 무한 자원이다.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컬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컬러 산업의 미래를 열어 갈 한국컬러산업협회가 지난 4일 공식 출범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색깔도 신성장 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