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전 부처 장·차관 서울 집무실 폐쇄

인사혁신처 연말까지 시행 방침

일부 “靑·국회관련업무 많은데
효율성 감안하지않은 탁상행정”

정부가 세종시에 내려간 부처의 서울 장·차관 집무실을 연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차관의 국회 및 청와대 업무 보고와 회의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업무 효율성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세종시에 위치한 부처의 장·차관 집무실이 서울에 있어 실·국장들이 보고를 위해 세종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근무 기강 차원에서 서울의 장·차관 집무실을 연말까지 폐쇄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4월 각 부처 실무자들을 모아 장·차관 집무실 폐지와 관련된 논의 방안을 마련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장·차관 집무실은 없애지만, 공용회의실 등은 그대로 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회의의 경우 장·차관 집무실이 아닌 공용회의실을 통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집무실이 서울에 있다 보니 장·차관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세종에 있는 실·국장급들과 효율적인 업무 조율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세종에 있는 대다수 부처는 서울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용산역 인근 LS타워에 집무실이 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의도 한국전력남서울지역본부에,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역본부, 해양수산부는 대하빌딩 등에 장관 집무실이 마련돼 있다.

지난 2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2012년 중앙부처의 세종 이전이 시작된 이래 잦은 서울 출장 등에 따른 업무 비효율과 공직사회 활력 저하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됐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장·차관의 서울 집무실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종에 있는 장·차관들이 국회와 청와대 등에 업무보고가 많은 상황에서 서울 집무실 폐지에 따른 업무 비효율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서울 출장 보고는 줄이지 않는 대신 무리하게 집무실을 폐쇄한다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집무실을 폐쇄하고 새로운 공용회의실을 구해야 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예산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