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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리뷰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0일(金)
“상상?… 화성 식민지 건설은 곧 다가올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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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폐해진 지구를 대체할 인류의 터전을 찾기 위해, 불가사의하게 발견된 시공간의 틈인 웜홀을 통해 ‘행성 간’(Interstellar) 우주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험을 그린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미치오 카쿠는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탐험은 인류의 운명이며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자료사진
▲  빛 에너지를 바람처럼 이용해 항해하는 ‘라이트세일(light sail)’ 우주선의 상상도. 자료사진

- 인류의 미래 /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우주개발은 인류생존의 문제
화성 거주지로 만드는 계획
2050년이면 충분히 가능해
‘나노십’활용땐 단 90분 걸려

‘디지털영생의 시대’ 일구면
태양계 넘어 성간여행도 실현

유명 미래학자 미치오 카쿠
우주 진출의 전개과정 전망


화성의 낮 기온은 0도 근처지만 밤에는 영하 127도까지 내려간다. 다른 행성을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개조 작업을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 한다.

화성 테라포밍은 대기 중에 메탄이나 수증기 같은 온실가스를 살포해 태양열을 포획, 대기의 온도를 높여 극지방의 얼음을 녹이는 게 관건이다. 화성의 정지궤도에 폭이 수 ㎞에 달하는 렌즈형 거울이 부착된 인공위성을 띄워 태양빛을 극지방에 집중해 얼음을 녹일 수 있다. 온실효과가 강한 메탄을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옮기는 방법도 있고, 화성 부근을 지나는 소행성의 경로를 화성 대기권으로 이동시켜 온실가스인 암모니아를 다량 방출하게 할 수도 있다. 행성 간 여행사업을 발표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화성의 극지방에 수소폭탄을 투하해 얼음을 녹인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지금의 로켓기술로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으나 장기적인 부작용을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방법을 쓰든, 기온이 6도 정도 오르는 티핑포인트(급변점)에 이르면 화성은 스스로 온난화가 진행된다.

뭔 SF 영화 같은 얘기냐고? ‘평행우주’ ‘마음의 미래’ 등의 저작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신작 ‘인류의 미래’에서 우주개발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문제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7만5000년 전 인도네시아 토바 화산의 폭발로 ‘화산겨울(volcanic winter)’이 찾아와 대부분 동식물이 사라졌을 때 가능한 한 먼 곳으로 이주해 살아남은 불과 2000여 명의 사람들이 76억 명에 달하는 세계인구의 직계 조상이다. 6500만 년 전 고작 지름 10㎞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 등 대부분의 생명을 멸종시켰는데, 지구의 공전궤도와 교차하는 ‘지구근접천체’(NEO)는 파악된 것만 1만6294개나 된다. 더 멀리, 50억 년 이후 지구 행성은 결국 적색거성으로 팽창할 태양에 의해 먼지로 사라진다. 인류는 ‘다중행성 생명체’(multiplanet species)가 될 운명이며, 외계 행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다행히(?) 천체물리학과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나노기술, 생물공학 등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첨단과학과 머스크처럼 우주개발을 위해 기꺼이 투자하는 세계적인 거부들, 미국·중국·유럽 등 강대국의 우주 계획으로 2030년 안에 화성에 사람을 보낼 계획이 나올 만큼 인류는 우주탐험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책은 달에 영구기지를 세운 뒤 화성을 식민지로 개발하는 방법, 태양계를 벗어난 성간 여행의 시대, 외계의 별로 진출한 인류가 낯선 환경에서 생존하는 기술 등의 순서로 전개된다. 책은 정교하고 과학적이지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미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친다.

책에 따르면, 달의 영구기지는 먼 우주로 진출하는 로켓의 중간 급유지가 될 수 있다. 이미 달의 남반구 대규모 산악지대와 운석공(隕石孔)에서 다량의 얼음이 발견돼 로켓의 원료인 산소와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지에 거주하는 우주인의 식수공급과 소규모 농사에 이용할 수 있다. 아폴로 우주선은 3일 만에 달에 도착했지만, 화성은 편도로 9개월 동안 날아가야 하고 임무 수행 후 복귀까지는 2년이 걸린다. 화성으로 가는 ‘딥 스페이스 트랜스포트’(DST)라는 우주선은 ‘태양전지추진’이라는 새로운 추진방식으로 작동되며 9개월 후 화성궤도에 진입한 뒤 착륙용 캡슐을 통해 화성표면에 내려앉는다. 저자는 2030년에 사람을 화성에 보낸다 해도, 안전한 기지가 구축되려면 2050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았다.

성간 여행은 차원이 달라진다. 최소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기 때문에 우주선의 구조와 사람을 보낼 수 있는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태양계를 벗어나는 우주선을 통칭하는 ‘스타십(starship)’ 중에 지구나 달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빔으로부터 추진력을 얻는 ‘나노십(nanoship)’은 스티븐 호킹이 현재의 기술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우주선이다. 광속의 5분의 1 속도를 낼 수 있어 화성까지 1시간 반이면 도달한다. 범선이 바람을 이용하듯 태양이나 레이저의 광압을 이용해 항해하는 ‘라이트세일(light sail)’도 그중 하나다.

만약 사람이 살 만한 쌍둥이 지구를 발견하고, 우주거리 개념으로 멀지 않은 100광년 거리에 있다 해도 핵융합 로켓이나 반물질 로켓 등 가장 빠른 우주선으로 거의 200년이 걸린다. 우주선에서 대(代)를 잇는 다세대 항행, 생명공학을 이용한 노화지연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심지어 DNA만 실어 보내 복제인간을 만드는 방식도 상상할 수 있지만 우리의 기억과 인간성을 물려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컴퓨터와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사람 두뇌의 모든 것을 디지털화한 뒤 로봇에 심는 이른바 ‘디지털 영생’을 통해 성간 여행을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른바 ‘포스트 휴먼’인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로봇이 된 당신은 진정한 당신인가. 하지만 외계행성에 살게 된다면 중력과 대기성분, 주변 환경이 지구와 완전히 다를 것이므로 거기에 적응하도록 유전공학을 이용한 신체의 개조나 포스트 휴먼은 불가피할 것이다.

카쿠 교수의 상상력은 팽창하는 우주의 최후까지 확장된다. 그 최후의 순간까지 인류가 살아남았다면, 웜홀을 찾아 ‘다중우주’로 탈출해 적절한 우주를 골라 거주지를 옮길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탐험 정신은 인간 유전자에 각인된 본성이라는 것이다. 488쪽, 2만4000원.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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