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盧정부때 비서실장…민정수석 文과 손발맞춰… “소통 잘했던 文…‘고집셌냐’는 말 왜 나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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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文과 김우식의 인연

“盧 자기주관 확고 전진형 리더
文 주변인 챙기는 사유형 리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기 주관이 확고한 ‘전진하는 리더’라면, 문재인 대통령은 주변을 잘 챙기는 ‘사유하는 리더’라고 봅니다.”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2004년 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노무현 정부 2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민정수석으로 일했다.

김 이사장은 “그때도 문 대통령은 침착하고, 말도 별로 안 하고 일만 하는 내성적이었던 분”이라며 “촛불 혁명을 거치면서 국민에게 온화하고 성실한 인상을 줬는데 실제 무척 성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고집이 세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나로선 이해하기 힘든 얘기”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계획을 설계한 사람이 김 이사장이었다. 김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때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이 함께 낙향하는 구도가 참 좋았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 젊은 정치인을 양성하고 남북통일에 대비하는 인재를 기르는 아카데미를 만들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제2의 인생을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며 “두 사람은 운명을 같이할 사이라고 봤는데,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문 대통령이 상주 노릇을 하며 운명처럼 대통령 연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는 노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대선 때 다른 후보를 찍었다”며 거절했다. 3개월 뒤 부부 동반으로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 부부와 식사를 한 뒤 청와대 입성을 강력 반대하던 부인이 간곡하게 도와달라는 노 전 대통령의 진정성에 반해 “도와줘도 좋겠다”는 얘기를 하자, 제안을 수용했다. 김 이사장 부인은 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경희대 성악과 선후배로, 연말 불우이웃돕기 자선 공연도 여러 차례 함께 한 사이다. 김 이사장은 두 사람 사이를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 이후에 알았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자주 기도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도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대통령 비서실장인 노영민 실장은 연세대 후배다. 중도 보수주의자로 정치 성향은 조금 다르지만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 등과 복잡하게 얽힌 인연이야말로 그의 운명인지 모르겠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