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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0일(金)
“文 ‘최저임금 동결’ 한 마디만 해도 분위기 확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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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靑비서실장 지낸 김우식 연세대 창의공학硏 이사장

2년前 취임사 구구절절 옳지만
공약 한꺼번에 이루긴 힘들어
선택과 집중해도 될까 말까해

소주성처럼 논란되는 사안은
반대의견 학자와 토론했으면

靑 사회원로초청간담회 갔더니
文,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 회피
자신감 없는듯한 모습 안타까워

‘이상한 사람만 고른다’ 말 나와
코드인사 말고 ‘탕평’지침줘야


걱정이 가득했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가 뻔하고, 그러면 남은 임기는 그냥 버리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실패이자 위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렇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했다. 남은 임기 3년이 중요하고,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문재인 대통령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문 대통령이 ‘내년에는 최저임금을 동결한다’고 한마디만 해 보란 말이야. 그러면 분위기가 확 바뀌어.”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며 “2년 전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초심대로 국정을 운영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탈원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4대강 보 해체 등 논란이 된 정책을 손으로 꼽으며 한꺼번에 다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1년 6개월간 근무하며 당시 시민사회수석과 민정수석으로 일한 문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그는 “문 대통령은 온화하고 소통도 잘했는데, 최근에 ‘원래 고집이 셌냐’는 등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청와대 참모에서 탈피해 각계 원로와 인사로부터 경륜과 지혜를 얻는 등 언로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참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대통령을 우습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 “핵이 있으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통령도 만나는 거지, 핵이 없으면 한순간에 날아간다는 걸 아는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 균열을 걱정하며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과거사는 잠시 덮어 놓고 미래를 위해 오늘의 일을 얘기하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에게 먼저 전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8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실에서 진행됐다.

― 문재인 정부 2년을 평가해 달라.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 원로 오찬 간담회에서 세 가지를 얘기했다. 인사와 국민 불안, 탈원전이다. 대선 공약을 실천할 때 100가지를 다 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100대 공약을 다 이뤄내기 어렵다. 선택과 집중을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까 말까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여러 정책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아 국민 불안이 커졌다. 요새 ‘대통령에게 충언을 드리면 바로 받아서 해야 하는데 잘 안 하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많이 듣는다. 그렇지 않은 분인데 아쉬운 점이 있다.”

―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취임 때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졌다.

“집안 선조 중 한 분인 김육 대감이 자손들한테 써준 책이 있다. 그 책에 국가를 위한 지도자는 첫째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다음으로 경제, 셋째가 국방이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신뢰라는 건 마음이 끌려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두 가지를 잘못하면 무너져버린다. 굉장히 예민한 게 신뢰다. 우리 경제가 지수로 보면 나쁜데, 대통령은 기초가 탄탄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근거의 배경이 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신뢰가 떨어지면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제는 대통령 지지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내가 느끼는 경제 실상은 참 안 좋은데, 지지도는 확 떨어지지 않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국민이 아직까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쁘게 생각하면 비관적이지만, 좋게 생각하면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얘기는 우리 경제를 낙망적으로 보지 말고, 희망을 갖자는 것이다. 그 희망을 대통령이 좀 줬으면 좋겠다. 잠재력을 찾아서 국민 손에 쥐여줘야 한다.”

― 문 대통령이 남은 3년 임기 동안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처럼 가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다. 그러면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아무 일도 못 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불행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실패이자 위기, 불행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잘해야 한다. 3년이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시간이다. 3년 동안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하면서 일해야 한다. 2년 전 밝힌 취임사대로 초심만 지켜도 성공할 수 있다. 취임사에 할 일이 다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청와대 사회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비판했던 최저임금 제도는 국민 원성이 많은 정책이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내년에는 동결시킨다’는 한마디 말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 청와대 간담회에서 인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상한 사람만 골라서 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법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보면 어디서 그런 사람들만 골랐는지 모르겠다고 할 지경이다. 인사 과정에서 라인, 계열을 따져 걸러내다 보면 남는 사람은 ‘우리편’밖에 없다. 이런 걸 민정수석까지 했던 문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문 대통령이 탕평과 통합의 인사를 위한 지침을 미리 내려줘야 한다. 나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인사 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가 두 명으로 압축되면 바로 대통령 결재를 받아서 처리했다. 그런데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지만 8개월, 9개월이 지나도 발령을 내지 않는 일이 많다. 인사에 엄청 뜸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망설이는 인사라면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한다. 인사 공백이 생기면 조직이 안 움직이고,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손해다.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 현 정부가 진영 논리에 매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혹자는 문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주는 별도의 모임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하지만 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진보 쪽 인사와 다른 생각을 가진 교수들이 소득주도 성장처럼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과 공개 토론회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불통과 독선이란 비판에서 벗어나고, 정책 수정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나는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뭔가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와대 참모진의 권력이 크다.

“사람은 인격을, 조직은 품격을, 나라는 국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격, 품격, 국격 이것은 일종의 상식이다. 이런 상식만 잘 지켜도 그 사회는 잘 돌아가게 돼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한 명만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리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물밑에서 오직 충성을 바치고 나서지 말자는 뜻이다. 청와대 비서실이라는 건 말 그대로 참모다.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대통령을 모시면 된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모 수석이 TV에 나와 가십이 되기도 했었다. 지금도 어떤 사람은 SNS에 글을 올리고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건 대통령을 우습게 만드는 일이다. 정말 대통령을 위한다면 모든 걸 버리고 대통령만 모셔야 한다. 그렇게만 해도 청와대 일이 차고 넘친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 참모가 SNS에 아주 예민한 국회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올리는 건 내 상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헌신하려면 나를 죽이고 온갖 지혜를 다 짜서 어떻게 하면 대통령을 빛나게 할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참모진도 많은 만큼, 청와대의 전면적인 인사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4대강 보 철거와 탈원전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나.

“4대강 보 철거는 이제 다 끝난 얘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욕을 많이 먹었지만, 4대강 보는 필요하니까 만든 것이다. 그걸 다 부숴야 한다는 것은 환경론자의 주장일 뿐이다. 탈원전은 단계적 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게 답이다. 탈원전이라는 말을 빼고 단계적 에너지 전환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 단계적으로 에너지를 전환하자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태양광 사업을 하겠다고 산자락을 허물어 버리고, 중국에서 재료를 들여오는 것으로는 탈원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직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탈원전을 주장할 수 없다.”

―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충언이 있다면.

“인사를 하기 전이나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강직하면서도 융통성 있는 원로들을 엄선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들과 늘 가깝게 지낼 필요가 있다. 그런 통로를 열어 놓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언로를 더 넓게 만들어야 한다. 공식적인 만남일 필요도 없다. 여러 사람의 충언과 지혜를 듣게 되면 여유와 확신이 생긴다. 요즘 대통령을 보면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도 피하는 경우가 있다. 누구한테 물어보고 답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이 없어 보인다. 사회 원로, 대학 총장들 등 객관성을 가진 사람들을 엄선해서 지혜를 배우고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사람이 답답할 때 힌트를 받을 수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  노무현 정부 2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청와대 참모의 역할과 자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김 이사장은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비화를 들려줬다.

“미국에 정통한 보수 성향의 목사 한 분이 ‘나라를 위해 반드시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몇 가지 제안을 청와대에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로 비무장지대(DMZ)를 먼저 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처음 방문 장소는 평택 미군 기지가 돼야 한다고 했다. 평택 미군 기지는 미군 해외 단일 기지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시설도 매우 우수하다. 평택 미군 기지를 방문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다음은 평택 미군 기지 안에서 골프를 치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이 골프를 안 치니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박성현 선수를 동반 플레이어로 정하라고 구체적인 제안까지 했다. 박 선수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LPGA US오픈을 우승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박 선수의 경기를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친한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 김 이사장은 “청와대에 그런 제안을 전달했는데, 골프는 무산되고 평택 미군 기지 방문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 북한 비핵화 협상 등에서 한국 외교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것 같아 겁이 난다. 대미·대중·대일·대러 관계에다 남북 관계도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한·일 관계는 심각한 상황이다. 얼마 전 주한 일본 대사와 식사를 하면서 과거의 문제는 덮어놓고, 오늘 일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며 미래를 얘기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 적폐 때문에 사이가 틀어져서 꼼짝달싹 못 하고 시간이 흘러가는데, 계속 이러다간 미래를 위한 준비를 못 한다. 양국이 오늘에 충실하며 내일을 위해 손을 잡는 게 필요하다. 한·일 관계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예를 들면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해서 한번 만나자고 할 수 있다. 서로 주장하는 게 없어지지 않으니 그런 것은 일단 그냥 놔두고, 후손들이 잘 지낼 수 있는 미래 길을 닦아보자고 제안한다면 아베 총리가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때부터 한·일 관계의 물꼬가 터지는 거다. 대통령이 나서서 물꼬를 터야 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할까.

“김 위원장 입장에서 할아버지 때부터 준비했던 핵을 호락호락 없애지는 않을 것 같다. 그나마 지금 핵이 있으니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면서 관심을 보이지, 핵이 없어지면 독재자는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 핵이 없어지는 날 김 위원장 본인도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국제 제재 등으로 경제가 어렵고 살기 힘들어지자, 이란도 핵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런 방향으로 유도해야지, 비핵화에 동참하면 뭘 해주겠다는 식의 접근은 김 위원장에게 먹히지 않을 것 같다.”

― 북핵 문제를 다루면서 북쪽 눈치를 너무 보거나 저자세라는 논란도 있다.

“신문 보도나 SNS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큰일 나는데”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 웃으며 대화하다가 갑자기 정색하고 “우리나라를 김정은한테 갖다 바치는 건 아니죠”라고 묻는 일도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 손에 넘어가는 일은 없겠지만, 국민이 이렇게 불안해한다는 건 현실이다. 이런 불안한 요소를 가지고 내년 4월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나. 총선이 뜻대로 안 되면 남은 임기 동안에는 아무것도 못 하고 결국 국민만 손해를 볼 것이 뻔하다.”

김 이사장은 ‘친북’ ‘종북’ 논란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청와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분들이 다들 말렸다. 어떤 목사님은 친북, 반미 정부에 참여한다고 쏘아붙였다. 그 문제를 놓고 노 전 대통령과 단둘이 두 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손녀딸 얘기를 하면서 ‘어린아이에게 줄 분유가 없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나라가 북한이다. 그런 나라를 어떻게 따를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미국이 안 도와줬으면 우리도 헐벗고 식량도 부족했을 텐데, 어떻게 도움을 준 나라를 배신하겠느냐’고 했다. 다만 소위 주권이라고 볼 수 있는 작전권을 미국에만 다 맡기지 않고 우리도 행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그 정도 수준은 됐다고 왜 말을 못 하느냐고 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대화를 걱정했던 분들에게 전달했더니 ‘그럼 믿고 조금 기다려보자’고 하더라. 아직까지 그분들과 잘 교류하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좌익이 아니라고 만천하에 알린 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라크 파병,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평택 미군 기지 이전”이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이 같은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사회,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내가 청와대에 있을 때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 더 노골적인 것 같다. 정치권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다. 이런 점이 참 안타깝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나서서 가장 심각한 문제부터 손보기 시작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 중도 보수로서 진보와 보수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념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서로를 견제하고 경쟁할 수 있는 건전 보수, 건전 진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시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잘되려고 하면 건전 보수가 성장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소위 박근혜당, 태극기 부대의 색을 빨리 벗어야 한다. 한국당이 건전 보수로서 진보 세력을 제대로 견제하고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진보도 나름대로 변화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다.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 한국당이 건전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재탄생할 수 있나.

“당을 이끌 지도자와 건강한 조직이 있어야 한다. 황교안 대표가 전국을 순회하며 선명성을 우선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선명성을 내세우며 너무 시류에 편승하려는 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비전이 좋고 바람직하다는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투쟁이 아니라 비전을 통한 선명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보수 내부에 잠재돼 있는 파벌이 정리돼야 한다. 파벌이란 게 평소 좋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튀어나온다. 그러면 당이 망하는 것이다. 황 대표가 나서서 건전 보수를 집결시키고 당을 성장시켜야 한다. 거기에 맞춰서 진보도 나름대로 공부하는 국회의원, 믿을 만한 국회의원이라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 진보 여당이라고 한다면 당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심각하다.

“국민은 민주 소양을 갖추고 성숙했는데 정치는 성숙하지 못했다. 공수처법의 수사 대상에서 국회의원, 대통령 친인척은 다 빠졌다. 그런 사람들을 수사하려고 만든 건데, 왜 뺐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공수처라면 필요가 없다. 선거법을 둘러싼 갈등은 의원 수 감소 등 국회의원 자신의 이익이 걸려 있어 양보를 못 하는 것이다. 일부에선 의원 수를 늘리자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외국은 국회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국회의원은 특권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기독교 대학인 연세대 총장을 지낸 김 이사장은 스스로를 ‘중도 보수’라고 한다. 실제 2002년 대선 때 진보 진영 후보인 노무현 후보를 찍지 않고, 다른 후보를 찍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지만, 이념 성향은 아직도 중도 보수다. 그렇지만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 김 이사장은 현재 기준으로 따지면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여권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야권에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 젊은이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당할 수 없으니 결혼도 안 하고, 애도 낳지 않으려 한다. 손자 손녀 5명이 있다. 저 애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생각하면 답답한 경우가 많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얻는 게 바늘구멍보다 좁다.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창업을 권한다. 일단 제조업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고, 영업 노하우를 익힌 뒤 창업하라고 한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면 할아버지로서 도움을 주려 한다.”

― 젊은이를 위한 현금 복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그렇게 돈이 많았나. 산업 발전, 제조업을 지원하고 발전시켜 잘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난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쓸 만한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는 말이 아직도 나온다. 일자리 창출을 돈으로 할 생각은 하지 말고 제조업을 살리는 데 써야 한다. 정부는 현금 복지를 없애고 그 돈을 벤처 창업 육성 등에 써야 한다. 젊은이에게 돈을 나눠주는 복지는 반대다.”

― 과학 기술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역량은 충분한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싫든 좋든 이미 와 있다.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창의적 액션에 들어가야 한다. 전 국민의 창의성화가 내 꿈이다. 규제를 풀어야 혁신이 나온다. 규제개혁으로 민간에 활기가 돌면 대박이 날 수 있다.”

인터뷰 = 유병권 정치부장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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