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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3일(月)
“우리에겐 청년이 못가진 백발·주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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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 김칠두
▲  지난 7일(현지시간)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오른쪽)와 만난 박막례 할머니.
▲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미쳤어’를 열창하는 지병수(가운데) 할아버지.
■‘인생은 60세부터’ 60~70代 시니어 스타

- 65세 모델 김칠두
예순 넘어서야 내안의 끼 찾아
해외진출 넘어 연기도 욕심나

- 73세 유튜버 박막례
사투리·비속어 쓰며 큰 인기
구글 본사초청… CEO도 만나

- 77세 ‘할담비’ 지병수
전국노래자랑서 단숨에 스타덤
독특한 춤사위로 예능 러브콜


지난해부터 서울패션위크에서 주목받는 신예 모델이 있다. 국내 1호 시니어 모델인 김칠두, 그의 나이는 65세다. 김칠두가 은발을 휘날리며 런웨이를 걸을 때 77세 지병수 할아버지는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인생은 60부터’라는 오래된 문구는 요즘 들어 오히려 각광을 받는 모양새다.


◇세월의 흔적은 아름답다

김칠두는 고교 시절 누이의 의상실에서 일을 도우면서 패션에 눈을 떴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모델의 꿈을 접었고 과일 장사를 하며 모은 돈으로 순댓국집을 차린 후 20여 년간 운영했다. 그런 김칠두의 사연을 알고 있던 딸의 권유로 시니어모델 아카데미를 수강한 후 정식 모델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과연 될까” 하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불과 데뷔 1년 사이 김칠두는 업계 내에서 가장 독특한 이력과 분위기를 자랑하는 ‘65세 루키’가 됐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아내도 반대를 했지만 지금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하고 싶은 걸 찾아 좋겠다’고 질투를 한다”며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 사람들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인사하며 사진을 함께 찍자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실버 모델이 설 자리가 있을까? 패션 아이템이 주로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실버 혹은 시니어 모델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수긍한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기에, 그가 가는 방향으로 길이 새로 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김칠두는 “실버 모델이 설 시장 자체가 좁지만, 젊은 모델들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백발, 수염, 주름 등 세월의 흔적이 아름답기에 찾는 것이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요즘 런웨이 외에도 각종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 섭외도 받고 있는 그에게는 또 다른 확고한 목표가 있다. 모델로서 최고의 자리라 할 수 있는 4대 패션위크(뉴욕·파리·런던·밀라노)에 서는 것이다. 실버 모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에게 더는 한계란 없어 보였다. 김칠두는 “모델로서는 해외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 꿈이지만 욕심을 조금 더 부리자면 연기를 더 배워서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세상은 넓고, 아직 할 일은 많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을 기반으로 한 1인 방송 크리에이터는 최근 급부상한 신종 직업이다. 소위 말하는 ‘스펙’이나 인지도도 필요 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이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73세 박막례 할머니다. 지난 2017년 손녀가 할머니와 함께한 호주 여행기를 올린 후 대중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박막례 할머니는 ‘욕쟁이 할머니’의 현실 버전이라 할 만하다.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고 사투리와 비속어를 쓰며 거침없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촌로(村老)의 모습인 할머니가 선보이는 화장법과 패션도 예사롭지 않다. ‘계모임 갈 때 화장법’,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화장법’ 등 일상적인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웃음을 이끌어 낸다. 그 저변에는 할머니 특유의 따뜻함이 깔려 있어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2년 만에 86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박막례 할머니는 얼마 전 수전 보이치츠키 유튜브 CEO를 만난 데 이어 구글 본사에 초청을 받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미팅을 했다. 박막례 할머니의 행보를 보며 그의 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구글 CEO 성공했다. 박막례 할머니도 만나고.”

최근에는 77세 지병수 할아버지가 의도치 않게 스타덤에 올랐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멋들어지게 불러 ‘할담비’라는 별명도 얻었다.

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지병수 할아버지는 구김 없는 넉살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노래와 춤사위를 선보이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결국 그는 우상인 손담비와 직접 만나 함께 ‘미쳤어’에 맞춰 춤을 추며 꿈을 이뤘다.

이처럼 60~70대 장년층들의 달라진 행보와 위상에 대해 김칠두는 “저도 60세가 넘어서야 내 안의 끼를 찾게 됐다”며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으니 자기가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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