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화문광장의 애국당 不法 천막도 자진 철거가 正道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코드 기준’이 또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12일 “대한애국당에 13일 오후 8시까지 광화문광장 천막을 철거하라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지난 11일 보냈다”고 밝혔다. 애국당은 “촛불 집회, 세월호 추모 공간 등과 동등하게 존중해 달라”며 철거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으나, 그럴 일은 아니다.

“광장을 사유화하는 박 시장에 대한 경고”라고는 해도, 서울시 허가를 받지 않고 이순신 장군 동상 서쪽에 ‘3·10 애국열사 추모’ 천막을 지난 10일과 11일 잇달아 설치한 것은 엄연한 불법(不法)이다. 애국당의 자진 철거가 정도(正道)다. 물론 박 시장이 2014년 7월 14일부터 2019년 3월 18일까지 세월호 불법 천막을 변상금만 물리며 방조했던 것도, 그 자리에 상설 추모 시설을 만든 것도 정치적 저의부터 의심스러운 반(反)시민 행태다. 하지만 일탈을 따라 해선 안 된다. 불법에 맞서기 위한 불법도 정당화하긴 어렵다.

박 시장도 원칙을 엄정하게 지켜야 한다. 최근에만 해도 자유한국당의 천막은 ‘정치적 목적’이라며 원천 차단한 반면, 노무현재단의 정치적 행사는 ‘문화제’로 둘러대며 허용했다. 서울 시민의 문화·여가 활동 공간인 광화문광장을 제대로 관리해야 할 책무마저 이현령비현령이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