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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공지능 최전선(AI Frontier)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4일(火)
숙련의사가 놓친 것도 ‘기계 눈’으로 포착… ‘판독 오류’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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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인공지능 벤처 ‘뷰노’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의 AI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뷰노메드 본에이지’의 골연령 촬영 엑스레이 사진. 피검자의 손뼈에 대해 AI가 판단한 결과와 함께 참조 영상을 제시하면 의사는 최종적으로 환자의 영상과 비교해 정확한 연령을 판정할 수 있다. AI의 판단이 주로 어떤 영역을 보고 이뤄졌는지 사람이 보기 쉽게 색깔을 칠해 하이라이팅(주목)시킨 점이 눈에 띈다. (작은 사진) 흉부 엑스레이 AI 판독 역시 정상·비정상은 물론, 5가지 질환 발생 확률 및 병변(病變)의 위치까지 보여준다. 뷰노 제공
■ 인공지능 최전선(AI Frontier) - ⑥ CT·MRI 이미지 분석 ‘AI 영상 진단기’

눈으로 일일이 판독하던 작업
과로 의한 오판독 가능성 없애

AI 추천하고 의사 최종판정땐
의사 단독보다 10% 더 정확

뇌·폐·복부·심혈관·유방 등
이상 유무와 위치까지 판독해


사람 눈보다 더 정확한 인공지능(AI)의 ‘기계 눈’이 의료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엑스레이, CT, MRI 등 영상인식(Visual Recognition) 기기는 인체 내부의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밖에 현미경, 안저(眼底·안구 안쪽)·피부 사진, 초음파, 유방 촬영술(mammography), 내시경 비디오 등에서도 영상 데이터가 나온다. 영상의학은 이런 시각적 자료로 뇌·폐·복부·심혈관·유방·뼈·안구 등의 병변(病變)·결절 징후와 위치 등을 판독하는 분야다. 조직·세포 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병리과도 현미경 관찰로 판단하는 일이 많다. 그동안은 인간 의사가 숙련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출력되는 디지털 신호를 자신의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며 이상 유무를 가리는 ‘수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갈수록 늘어나는 데이터 양, 업무 과중, 피로 등에 의한 오판 가능성 때문에 불과 몇 년 사이에 AI 영상진단이 병원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과거 제조공장에서 인간 검수자가 맡던 불량품 선별을 AI 프로그램의 카메라 눈이 대신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AI 영상인식 기기의 개척자들 = 골(骨)연령 측정기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한민국 1호 AI 의료기기로 인증받았다.

지금까지는 뼈 성숙도(성장판) 검사 때 영상의학과 의사가 서적을 펼쳐놓고 가장 비슷한 사진과 대조하는 방법으로 판정해왔다. 그러나 AI 판독기는 전문의보다 더 정확하게 맞힌다. 딥러닝을 다시 유행시킨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턴 교수는 “영상의학과 의사 양성을 그만둬야 한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AI가 가장 유사한 사진 3장을 골라내면 의사가 그중 하나로 최종 판정하는 협업의 성적이 제일 좋았다. 의사 단독 판정보다 정확도가 10%가량 올라갔다. 특히 반복적이고 지루한 사진 판정 작업에 의사가 매달리는 시간을 확 줄였다. 뷰노는 폐암을 판정하는 흉부 엑스레이 및 CT, 녹내장·백내장 등 안과의 12∼14가지 소견을 판독할 수 있는 안저 영상, 소화기 암 병리 데이터 등으로 ‘AI 눈’의 진단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밖에 루닛은 유방 엑스선 검사, 유방암 병리 데이터 분석, 흉부 엑스레이 폐 결절 판독 등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딥노이드는 2018년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손잡고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 ‘딥파이’를 중국 대형병원에 공급 중이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은 뇌경색 진단 보조용 AI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다.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의 학습능력 = 영상의학과뿐이 아니다. 병리과는 질병이냐 아니냐를 판정하는 진단의 최종 관문이다. 이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민감도(sensitivity)와 인간 의사의 특이도(specificity) 협진이 눈에 띈다. 있으면 있다고 판정하는 것을 민감도, 없으면 없다고 판정하는 것을 특이도라 한다. 인공지능이 암 가능성을 추려주면 이 중 암이 아닌 것을 인간이 가려낸다. 체스나 바둑의 오프닝(초반)에서 인공지능이 먼저 훑어보고 승률이 높은 수를 추려주면 사람이 최종적으로 골라 더욱 좁히는 협업과 비슷하다. 의료에서도 인공지능이 추천한 결과를 인간 의사가 확인 후 최종 판단한 경우가 가장 정확할 때가 많았다. 미국암연구협회(AACR)는 AI의 이런 실력을 인정해 2018년 4월 총회에서 구글에 기조연설을 맡기기도 했다. 한 인공지능 전문가는 “인간이 놓친 것을 AI가 꼭 집어낼 수도 있다”면서 “법관에 따라 판결이 들쑥날쑥 내려지는 재판처럼, 의사마다 달리 나오는 진단 결과 간 불일치도를 AI의 도움으로 확 줄이면 환자에게 더욱 신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의 뒷이야기와 자료집, 독자 토론방 등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neutrino2020)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okija111)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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