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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4일(火)
숭고미를 은닉한 ‘작은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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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균, ‘생명의 시작’, 은·황수정·아게이트·금부, 55×57×26㎜, 2018
문학에서 대하 장편이 있는가 하면 몇 줄짜리 단시(短詩)도 동등한 가치를 갖고 어깨를 나란히 하듯, 조형에서도 집채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손바닥에 올려놓고 음미해야 할 아주 작은 것들도 있다.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범주만큼 예술은 다양하다. 분량이나 크기를 가지고 무엇이 더 우월한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신분 표식, 제의, 호부, 꾸밈 등의 기능을 했던 장신구는 오늘날 장식미술의 영역으로 발전과 분화를 거듭해, 꾸밈을 넘어 소통과 해석의 독립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지만 정교하고 조형의 밀도와 완성도가 높아, 아기자기함을 넘어 거대 기념비에서 느낄 에너지와 경험도 준다. 물론 작가의 내공과 기술이 요구된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봐야 할 크기지만, 무언가 거대 사물이나 현상에서 오는 숭고한 감정이 숨어 있음을 아는가.

장신구 작가 강명균은 장신구 특유의 돌과 금속의 결합을 보다 조형적으로 다룬다. 생경한 듯하면서도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조화가 경이롭다. 그것이 자연을 노래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당초문의 리드미컬하고 유기적인 구성은 생기와 환희의 감흥을 주고, 하늘의 장엄함과 신비를 머금은 마노(아게이트)는 숨이 멎게 한다. 강명균의 장신구, 작아도 작은 게 아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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