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자식 둘 美유학 보낸 뒤 집안서도 색안경 착용… 눈물 흘렸던 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상구 씨 부부가 아버지 윤보선(아래 오른쪽) 전 대통령과 어머니 공덕귀(〃 왼쪽) 여사를 모시고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

아들이 본 윤보선 前대통령

윤상구 위원장을 만난 그의 회사 응접실 벽면에는 윤보선 전 대통령과 공덕귀 여사의 사진이 각각 걸려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이 붓으로 쓴 글씨 ‘增産興國’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회사 사무실은 해위(海葦)윤보선기념사업회를 옆에 두고 있었다. 사업회는 2010년부터 시작했는데, 그 내부에 학술연구원을 만들어 매년 학술회의를 해 왔단다.

“아버지가 유학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에서 7년째 윤보선기념심포지엄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학센터를 만드는 게 소망입니다. 영국에는 한국학센터가 있으나 스코틀랜드에는 없거든요.”

아버지를 기리는 그의 마음이 애틋하게 전해져 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52세에 얻은 첫아들이었다. 그가 미국 유학을 떠날 때, 윤 전 대통령은 60대 후반이었다.

“늦게 얻은 아들을 유학 보내는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제 세 살 아래의 동생도 유학을 보내셨어요. 아들들이 빨리 독립을 하기 바라셨기 때문이었지요. 당신이 나이가 많으셔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면 독립을 시키기가 힘들 테니까 결단을 내리신 거죠. 그러셨지만 제 동생을 미국으로 보낸 뒤에 집 안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계셨다고 합니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셨던 게 아닌가 싶어요.”

미술가인 그의 동생 동구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쳤다. 그는 동생이 대학에서 퇴직한 후에 지금은 제주도에서 실험적 미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말투에서 예술가 아우에 대한 자부심이 은근히 엿보였다. 그는 이복 누나 두 사람(윤완구, 완희 씨) 중에 큰누나는 세상을 떠났다고 전하며 잠시 아스라한 표정을 지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그는 손주가 4명이라고 했다. “손주들이 너무 예뻐요. 저희 부부에게 정말 큰 기쁨을 줍니다. 그 기쁨은 노년에 접어든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