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 경찰비리 폭로 파장… 대구경찰청, 수사 본격화

업주 등 “전·현 경찰관 10명
단속정보 주고 금품 받았다”

폐쇄를 앞둔 대구 도심 집창촌인 속칭 ‘자갈마당’ 종사자들이 전·현직 경찰관 10명의 금품·향응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구지방경찰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자갈마당 업주와 종사자들이 경찰관 10명이 단속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 등의 명목으로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진정서를 내 경찰관 8명으로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나섰다”면서 “진정인과 진정서에 적시된 전·현직 경찰관을 모두 조사해 비리가 확인되는 경찰관은 전원 사법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갈마당 종사자에 대한 경찰관의 비리 소문은 지역에서 수년 전부터 일었으며 대규모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청도 수사의 공정성과 비리 경찰관에 대한 엄중 처벌을 위해 피진정인(전·현직 경찰관)과 같은 부서에 근무한 적이 없고 학연 등 개인적 친분이 없는 경찰관으로 전담반을 구성했다.

앞서 자갈마당 전 업주와 종사자로 구성된 ‘자갈마당 이주대책위원회’는 14일 대구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경찰관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진정서에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업주나 종사자가 제공한 고가의 향응이나 금품 수수 정황이 경찰관의 이름과 날짜별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단속 정보 제공을 대가로 업주 등으로부터 1차례 50만~100만 원을 받아 챙기고, 다른 경찰관은 고가의 해산물과 홍삼 등을 ‘경찰의 날’ 등 특정일에 보낼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또 퇴직한 한 경찰관은 업주를 협박해 1000만 원을 뜯기도 했다는 등의 비리 주장이 기록돼 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