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물가상승률도 못미치는 정기예금… ‘안전’한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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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글로벌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1∼2월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상황이 두 달여 만에 바뀌어 다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가며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브렉시트, 미국 대통령 선거,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적·지정학적 이벤트는 앞으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고민들로 인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투자자금들은 단기 유동성 상품, 정기예금 등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정기예금이 과연 안전자산인지는 더 고민해봐야 한다.

통계청에서 게시한 ‘2019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과 괴리감이 컸다. 주요등락품목을 보면 전년동월대비 쌀(11.6%), 사과(5.5%), 달걀(5.6%), 우유(6.3%), 치킨(7.2%), 택시료(10.1%), 도시가스(3.5%) 등 소비자가 즐겨 구입하는 부문은 물가상승률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주 구매하는 물건값은 계속 올라가는 반면, 미래를 대비해 저축할 때 적용되는 정기예금 이자율은 어떤가. 시중은행의 이율은 연 2% 내외 수준이며, 저축은행은 연 2.2% 내외다. 여기에서 기본 원천징수세율(지방세 포함) 15.4%를 제하고 나면 1%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소비자가 즐겨 구매하는 상품의 물가 상승률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정기예금은 대표적인 안전상품으로 분류된다. 금융기관이 파산 등으로 지급을 못하게 되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 원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돌려준다. 그래서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질물가상승 등을 감안한 구매력 측면에서 봤을 때 과연 ‘안전’한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금 여유가 충분하다면 상관없지만, 수입이 일정한 상황 혹은 은퇴한 상황에서 물가상승 시 실질구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금의 정기예금 이자율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식, 채권 등 투자상품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 손실마저 볼 수 있어서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위험’도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그 위험의 실체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고 공부를 하고 알게 된 사람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두려움은 그 실체를 모를 때 더욱 강도가 세지는 법이다. 그 실체를 어느 정도 알게 되면 그 두려움은 통제된 두려움으로 바뀌게 되고 좀 더 익숙해지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투자에 있어서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원금손실일 것이다. 금융상품별로 수익구조와 위험구조(손실가능성, 손실규모)를 알아보고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최대한 맞춰 나가다 보면 막연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투자 상품들이 이해되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새로운 투자상품의 선택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일부를 달러 통화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투자가 될 수 있다.

금리는 낮고, 기대 여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지금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아닐까.

임은순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