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7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7일(金)
줄행랑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사전에서는 ‘줄행랑’을 ‘대문의 좌우로 죽 벌여 있는 종의 방’과 ‘도망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 그런데 ‘도망’이라는 의미는 첫 번째 의미와 너무 동떨어져 있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줄행랑’은 ‘줄’과 ‘행랑(行廊)’이 결합된 어형이어서 ‘줄을 지어 있는, 대문간에 붙어 있는 방’이라는 의미가 분명히 드러난다. 솟을대문이 있는 큰 기와집을 연상하면 대문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줄행랑’의 모습이 쉽게 연상될 것이다. ‘줄행랑’에는 주로 그 집에 딸린 종들이 거처했기에 첫 번째와 같은 의미가 생겨났다. 길게 줄지어 있는 행랑이 ‘줄행랑’이라면, 달랑 하나뿐인 행랑은 ‘단행랑(單行廊)’이다. ‘단행랑’은 사전엔 올라 있지 않으나, “줄행랑 집을 팔아 단행랑 집을 사고 단행랑 집을 쏘 팔게 되자 더 적은 집엔 들 수 업다”(‘지새는 안개’·현진건·1923)에서 보듯 ‘줄행랑’의 대응 개념으로 쓰였다.

행랑을 죽 이어서 쌓는 것을 보통 ‘줄행랑을 치다’라고 표현한다. 여기에서 ‘치다’는 ‘담을 치다’의 그것과 같다. 그런데 ‘줄행랑을 치다’는 그 본래의 의미를 넘어 ‘피하여 달아나다’라는 관용적 의미를 띠게 된다. 행랑을 길게 치는 것이 마치 꽁무니를 뺀 채 줄달음질을 치는 것과 같아 보여 ‘줄행랑을 치다’에 이러한 관용적 의미가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줄행랑을 치다’는 목적격 조사 ‘을’이 생략돼 ‘줄행랑치다’로 어휘화하기도 한다.

‘줄행랑’이 갖는 ‘도망’이라는 의미는 ‘줄행랑을 치다’가 갖는 ‘피하여 달아나다’라는 관용적 의미를 통해 나온 것이다. 곧 관용구의 한 요소인 ‘줄행랑’이 관용구 전체의 의미에 영향을 받아 ‘도망’이라는 또 다른 의미로 변한 것이다. 이러한 ‘줄행랑’은 ‘줄걸음’과 의미가 같다. 우리가 잘 아는 ‘삼십육계 줄행랑’이라는 속담 속의 ‘줄행랑’도 ‘도망’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많이 본 기사 ]
▶ 檢 “올것이 왔다”… 검사장급 이상 20여명 줄사퇴 가능성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 이강인 또 이강인, 스페인 언론도 온통…“1군이냐 임대냐..
▶ 도봉 1500만원·강동 1200만원… 김제동 강연료 ‘갈수록 태..
▶ “검찰 사망의 날” vs “개혁 완수 기대”…법조계 반응 ‘극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술렁이는 檢19~23기 현직 검사장 29명중19~21기는 대부분 옷 벗을듯22·23기 상당수는 잔류 고민수사권 조정 구심점 잃을 우려靑 대대..
ㄴ “검찰 사망의 날” vs “개혁 완수 기대”…법조계 반응 ‘극과극’
ㄴ ‘전쟁터’ 될 인사청문회… 야권 “기승전 尹” 강력 반발
이강인 “누나 소개시켜줄 정상적 형들 없다…”
차명진, 또 막말…文대통령 향해 “지진아, 빨갱이”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의문사’ 고유정 의붓아들 심폐소생술 여부 놓고 설..
음주 기사가 몰던 택시에 횡단보도 건너던 시민 사..
도봉 1500만원·강동 1200만원… 김제동 강연료 ‘갈..
photo_news
최불암 “어떡하면 김민자 더 행복해지나”···부부..
photo_news
4700억원짜리 세계최대 항공기 …공중발사대..
line
[정준모의 미술동네 설설]
illust
오페라처럼 표현한 기후변화 위기… 훈계보다 더 큰 공감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mark아인슈타인의 직업
topnew_title
number 강에서 쇠사슬 묶고 ‘탈출 마술’하던 남성 실..
‘YG-警 커넥션’ 의혹… 누가 뒤봐줬나
중국은 미국을 이길 수 없다
“성희롱 사건 연루 졸업생, 교사임용 제한해..
“일부 연예인 병사 휴가, 일반병사의 최대 2..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