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위기 청소년’ 돕는 전문상담사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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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장관회의서 방안 추진

한계상태 청소년 5만여명 추산
자살·자해 시도하는 청소년에
상담사가 1~2년동안 집중 조언
지자체 산하 ‘안전망팀’도 신설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거기에 친족들의 성추행까지….’

학교 상담실을 통해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로 인계된 중3 최모 양은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산속 비닐하우스 집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최 양은 가족과의 주거분리는 물론 의료, 장학금 지원 등이 절실한 처지다. 전국적으로 최 양과 같은 ‘고위기’ 한계상태에 놓인 청소년 숫자는 5만여 명에 달하고, 위기 청소년 수는 약 78만여 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은 서울 용산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제6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위기 청소년에 대한 사회 안전망 강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고위기 청소년을 돕기 위한 전담 청소년 동반자(상담사) 제도가 신설되고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청소년 안전망팀(가칭)’도 만들어진다. ‘위기 청소년 통합 관리 시스템’ 행정망도 구축해 문제 해결방식을 공적 체계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인천 중학생 폭행 추락사고’처럼 위기 청소년 문제가 학교폭력·자살·자해·가출 등 복합적인 사회·범죄문제로 비화하는 일이 늘고 있어 더 이상 민간에만 맡겨 둘 수 없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자살·자해를 시도하는 청소년 등에 대해서는 전문 상담사를 1~2년 동안 배치해 조언을 해주게 된다. 또 ‘자살·자해 대응 프로그램’ ‘청소년 폭력 예방 통합 프로그램’ ‘폭력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 등의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여가부는 위기청소년 발굴·지원·관리 역할을 수행하는 ‘지자체 중심의 공적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세부 운영 계획도 수립기로 했다.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해 여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청소년정책위원회 산하에 ‘청소년안전망분과’를 설치해 지자체별 운영 실적도 평가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청소년쉼터·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 등 기관별로 운영되던 위기 청소년 지원 체계는 통합 관리 시스템 행정망 구축을 통해 일원화한다. 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고 서비스 연계를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성장 단계별로 취약 아동과 위기 청소년 지원을 연계하고 학업 중단 청소년에게도 공적 서비스를 끊김 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 장관은 “위기 청소년을 발견하고 개별 상황에 맞춰 공공서비스가 빈틈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슷한 프로그램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