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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17일(金)
남·황·적·흑 4단계 경보… 흑색 7개국은 즉각 철수·여행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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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됐다가 프랑스 특수부대의 도움으로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가운데)이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 외곽의 빌라쿠블레 군 비행장에 도착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여행 경보·금지 제도

‘흑색’어기면 징역 또는 벌금형
“피랍땐 납치범 자극 말아야”

단기 위험땐 ‘특별여행경보’
‘4단계’는 중·장기 안전 초점
‘황색’이었던 부르키나파소
피랍사태 이후 ‘적색’조정돼
‘흑색’만 아니면 처벌은 면해

여행금지국 해당되는 리비아
생업 이유로 한국인 4명 체류
외교부, 여권무효화·고발조치

외국서 사고로 긴급 이송땐
정부 긴급 구난활동비 지원
여행국에서 응급상황 발생땐
국내외 영사콜센터 전화하길


“국가의 의무는 국민이 어디에 있든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군인이 숨졌다. 정부의 여행 관련 권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지난 11일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구출된 피랍자들이 프랑스로 귀국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출 작전 중 프랑스 군인 2명이 숨져 구출 피랍자에 대한 프랑스 여론이 싸늘했다.

구출 피랍자 4명 중 한 명은 40대 한국인 여성이다. 부르키나파소는 한국 외교부가 여행 자제국으로 분류한 국가다. 국가가 해외여행 중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지만 그에 앞서 여행객 스스로가 ‘여행경보제도’와 ‘여행금지제도’를 숙지해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간 30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상황에서 재외 공관이 여행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1. 응급상황 영사콜센터

여행경보제도는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에게 세계 각국과 지역의 위험 수준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알리는 제도다. 여행객에게 해당 국가별 행동 요령도 안내한다. 중·장기적인 여행안전정보 제공에 초점을 둔 ‘여행경보’와 달리 ‘특별여행경보’는 단기적인 위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 발령한다.

여행국에서 응급 상황 발생 시에는 영사콜센터(국내 02-3210-0404, 해외 +822-3210-0404)로 전화하면 된다. 콜센터는 여권, 해외이주, 영사확인 등 각종 영사 민원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에서 사건·사고나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6개국어 통역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지 경찰 신고 방법 안내와 여권재발급, 현지 의료 기관 소개, 현지 사법·변호사 정보 제공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만 현지 의료비, 변호사비 지불, 항공권·숙소 예약 대행, 범죄수사·범인체포 등 사법권 행사 등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2. 현행 주요 여행금지국

현재 여행금지 흑색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총 7개국이다. 외교부는 지난 1월 제38차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치안 상황이 열악하고 테러의 위험이 있으며 정세가 불안한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에 대한 여행금지 지정 기간을 오는 7월 31일까지 연장했다. 필리핀의 경우 치안 상황이 극도로 불안한 민다나오 삼보앙가, 술루 군도, 바실란, 타위타위 군도 등이 여행 금지 구역이다.

3. 여행금지제도 도입 배경

해외여행 대중화로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이 범죄, 테러, 자연재해 피해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20대 청년이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한 사고, 샘물교회 선교 봉사단의 탈레반 무장 세력에 피랍된 사건 등 언론에 알려진 사례 외에도 한국인 여행객은 절도·성폭행 범죄의 잦은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외공관은 영사콜센터를 확대하고 우리 국민이 범죄 위험에 노출됐을 경우 신속대응팀을 파견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도처에 있는 여행객들이 언제 어디서 범죄 위험에 놓일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고요한 사막에 텐트를 치고 빛나는 별을 보고 싶어 해외여행을 떠나려 한다면 그 전에 외교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안전한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웹사이트에서는 안전한 사막과 위험한 사막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번 미국 모하비 사막, 2번 이집트 사하라 사막, 3번 예멘 아라비아 사막, 4번 중국 고비 사막 중 방문해선 안 되는 곳을 고르는 식이다. 답은 3번이다. 예멘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금지국가다.

4. 경보단계·특별여행경보

여행 경보는 4단계로 나뉜다. ‘남색경보국’은 신변안전 유의, ‘황색경보국’은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는 등의 여행자제가 권고된다. ‘적색경보국’은 긴급한 용무가 아닌 경우 철수해야 하고 여행은 가급적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황색경보국에 해당됐던 부르키나파소는 한국인 피랍 사태 후인 지난 13일 적색경보국으로 단계가 조정됐다. ‘흑색경보국’은 즉각적인 대피와 철수, 여행금지가 요구된다. 여행경보 이상의 천재지변, 전쟁, 내란, 테러 등 심각한 위험 상황이 발생한 국가의 경우 여권법 17조(여권 사용제한)와 여권법 26조에 의거해 발령된다. 현재 여행금지국은 이라크, 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리비아, 필리핀 일부 지역 등이 해당된다. 여행 경보 국가로 지정되지 않은 나라라 하더라도 해당국의 치안이 급속도로 불안정해지거나 전염병 창궐, 재난 발생 등의 경우 ‘특별여행주의보’나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된다.

5. 금지국 입국때 처벌

여행경보 중 ‘여행금지’ 및 ‘즉시 대피, 철수’로 지정된 흑색경보 지역을 여행할 경우 여권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여권법 26조에 따르면 예외적인 허가가 아님에도 여행 지역이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국가나 지역으로 고시된 것을 알면서 해당 국가나 지역에서 여권 등을 사용하거나 방문, 체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철수 권고’에 해당하는 적색경보 지역 이하부터는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는다.

6. 긴급 구난활동비 지원

정부는 외국에서 재난이나 테러 등 사건·사고를 당해 해외에서 긴급하게 이송돼야 하는 국민이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는 무자력 상태일 경우 긴급구난활동비로 송환 비용, 체재비, 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부르키나파소에서 납치됐다 지난 14일 오후 귀국한 A 씨의 경우 여행 자제 지역을 다녔던 만큼 국가 재원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A 씨는 무자력 상태 또는 연고자가 있어도 부담할 자력이 없는 경우가 아니어서 해당하지 않았고, 귀국 비용은 가족들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경기 분당 샘물교회 소속 자원봉사자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됐을 당시 외교부에 마련된 대책본부. 자료사진

7. 과거 피랍 사례

이번 부르키나파소 피랍 사건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샘물교회 사건’과 닮아 있다. 당시 샘물교회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 선교활동을 떠났던 봉사단 23명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게 피랍됐다. 2명이 사망했고, 남은 21명은 40일 동안 억류돼 있다 풀려났다. 부르키나파소 피랍자가 여행 자제 지역을 다녀 비난을 받은 것처럼, 이들 역시 출국을 정부가 만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금 지급을 놓고 “구해줄 필요가 없었다” “왜 국민 혈세를 낭비하냐” 등 사회적 갈등이 일기도 했다.

8. 여행금지국 사례

외교부는 여행경보를 통해 위험 국가에 국민이 머물지 말기를 통보하고 있지만 생업 등을 이유로 체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에는 한국인 4명이 현지 비즈니스를 이유로 체류하고 있다.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은 지난 2015년 인접국인 튀니지로 철수한 상태이며, 공관원들은 교대로 리비아 트리폴리에 머물면서 이들에게 철수를 권하고 있다. 여행금지 국가에 머물고 있는 이들을 강제송환하기는 불가능하다. 최근 외교부는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 4명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여권법 위반으로 고발한 상태다.

9. 인질·납치 대응수칙

정부는 최근 해외에서 과격 단체들의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질·납치’ 상황을 대비한 매뉴얼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했다.

해외여행 중 상황에 처했을 경우 우선 자제력을 잃지 말고 납치범과 대화를 지속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눈이 가려지면 주변의 소리와 냄새, 범인의 억양, 이동 시 도로상태 등 특징을 기억하고 납치범을 자극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또한 납치범이 몸값 요구를 위한 서한이나 음성 녹음을 원할 경우 응해야 한다. 반면 납치범과 대적할 경우 본인은 물론 다른 인질들의 생명도 위태로워질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또 외교부는 버스나 비행기 탑승 중 인질이 된 경우에도 납치범의 지시에 따르도록 권유하고 있다.

10. 그외 사건사고 매뉴얼

해외에서 뜻하지 않게 사건에 연루돼 체포·구금됐을 경우 현지 사법당국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 외교부는 현지 사법당국에 요청해 한국 공관에 구금 사실을 알리는 것을 권하고 있다.

현지 언어가 능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법당국에 통역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해야 하며 외국어로 작성된 문서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함부로 서명해선 안 된다. 국내 가족과 연락을 하고 싶을 경우 사법당국 또는 담당 영사에게 협조를 구할 수 있으며 영사와 면담 시 향후 진행될 현지 사법절차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체포·구금 시에 가혹 행위나 반인권적인 사항이 있었을 경우 한국 공관에 알리면 관계 당국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변호사비와 보석·소송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해외송금 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김영주·정철순·김현아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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