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 ‘Hof회동’… 꼬인 정국 ‘Hope’ 될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文대통령 ‘독재자 후예’ 발언
대치 정국 장기화 원인 제공
이인영 “희망을 이야기하자”
나경원 “민주당 행동에 달려”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얼어붙은 정국의 해빙이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국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상견례를 겸한 ‘호프 타임’ 형식의 회동을 하지만, 이번 주 내 국회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양당을 설득하겠다”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통과가 시급하다면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하는 만큼 청와대 역시 ‘엑스맨’ 행태를 시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이 대치 정국 장기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제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 후 문 대통령은 ‘혐오·분열의 정치’ 등 야당을 겨냥한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KBS 대담에서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에 대해 색깔론을 더해 좌파 독재로 규정짓고 투쟁한다는 것에 대해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통령 발언에 동조하며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고, 이게 안 되는 이유는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당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이날 오후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막힌 정국이 뚫리는 계기가 마련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당 원내대표 회동에 대해 “분명한 건 맥주의 호프(Hof)가 아니라 희망 호프(Hope)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는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사과 등 선제조치 없이는 국회 일정 합의가 어렵다는 의미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