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도같은 행위”… 中 1주째 고강도 비난전

관영매체 총동원 항전 의지
“화웨이는 헝그리 정신 무장
R&D 강화로 봉쇄 뚫을 것”

지난 9~10일 미·중 무역협상 결렬과 양국 간 추가관세 부과 ‘액션’이 시작된 13일 이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주일째 대미 강경론을 펼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반영한 이 같은 강경론은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와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영문 글로벌타임스, 관영 신화통신 등의 매체가 하루 2~3건의 사설과 평론을 꾸준히 올리며 주도하고 있다. 이들 매체는 미국의 협상 태도를 ‘강도 같은 행위, 약자 괴롭히기(bullying)’로 규정해 비판하거나 ‘끝까지 싸워 이긴다’며 전의를 다지고, 중화민족의 자긍심·애국심을 고취하는 등의 논조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일 런민르바오는 ‘차가운 벤치 정신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등을 곧추세운다’는 제목의 사평을 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 중단 조치를 비난하면서 “화웨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예비 타이어’ 계획으로 미국의 봉쇄를 뚫어낼 실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이는 화웨이가 어려운 시절 ‘차가운 벤치 정신’, 이른바 헝그리 정신으로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극복 가능하다는 게 요지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화웨이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하이쓰(海思·하이실리콘)가 미국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첨단기술 분야 고급인력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쓰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디지털 칩셋, 사물인터넷(IoT) 등 31개 분야의 글로벌 박사급 인재 채용을 통해 장기적인 첨단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신화통신도 이날 ‘미국이 약자 괴롭히기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할 수는 없다’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미국 비판을 이어갔다. 신화통신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이러한 장애물은 중국의 힘을 더 강하게 하고 있으며, 중화민족의 부흥을 제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이러한 중국의 자신감은 중국의 견고한 경제 기초와 엄청난 발전 잠재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도 “(과거 중국이 참전했던) 한국전쟁에서처럼 중국이 미국과 한편에서는 전쟁을 벌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협상하는 게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며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