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첫 반응, 제일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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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학생부문 초청 연제광감독
“영화제 출품·흥행 연연 않고
내스타일로 하고픈 얘기할것”

“수상 결과는 심사위원들이 하는 일이니 조용히 기다려야죠. 관객의 첫 반응이 제일 궁금해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된 연제광(29·사진) 감독은 20일(현지시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출품작은 중국 교포(조선족)의 애환을 그린 단편 영화 ‘령희’다. 영어 제목이 외국인 체류자를 뜻하는 ‘에일리언’(Alien)인 이 영화에는 조선족 불법 체류자 홍매와 령희가 나온다. 공장에서 일하던 령희가 단속반을 피해 도망치다가 추락사 한 후 공장 사장은 이 일을 덮으려 하고 홍매는 령희의 장례를 치러주려 한다.

이 영화는 올해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한 연 감독의 졸업작품이다. 그는 “몇 년 전 불법 체류 노동자가 단속을 피해 추락사했는데 자살로 처리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충격받았다”며 “졸업작품을 찍을 시기에 외갓집이 있는 충북 괴산에 갔다가 그곳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걸 보고 시골풍경과 그 사건이 겹쳐진 작품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을 한국인인 내가 다루며 대상화하지 않으려 했다”며 “상황만 보여주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 모호성을 유지했다. 특히 카메라 앵글에 대해 많이 고민하며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1000만 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그는 “가족과 제작사 등에서 도와주셨다”며 “외갓집 주변에서 촬영을 해서 외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양조장 사무실에서도 촬영했다”고 밝혔다.

6편의 단편을 만든 연 감독은 현재 장편 데뷔작을 준비 중이다. 그는 “나를 돌아보기 위해 매년 한 편 이상 만들었다. 전문사 과정 동기인 한상길 촬영감독이 계속 함께하고 있는데 이번에 칸에 같이 오며 보답하게 돼 후련하다”며 “서울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지방 출신 청년 이야기로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영화제 출품이나 흥행만 바라보지 않고 그때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만의 스타일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칸=글·사진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