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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2일(水)
조각, 다시 인체에 눈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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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미술관 ‘조각으로 표상된 몸의 미학’展

현대 조각의 문을 연 오귀스트 로댕(1840∼1917) 이전에 조각이란 곧 ‘인체 조각’이었다. 그리고 그 같은 믿음의 중심에는 ‘인체는 완벽한 비례에 의해 표현돼야 한다’는 미켈란젤로의 작품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로댕을 분기점으로 모더니즘 시대에 접어들며 인체 조각의 전성기도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다.

20세기 들어 젊은 조각가들은 인체를 넘어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표현하고 싶어 했다. 여기에 추상주의와 미니멀아트가 득세하며 인체보다 물성이나 구조에 더 집중했다. 또 인체는 르네상스 이래의 고전주의 거장들에게서 이미 완성됐다고 보았다. 따라서 획기적 방법이 아니면 인체 조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이 젊은 조각가들의 생각이었다.

인체 조각에 대한 그 같은 현대적 통념에 반기라도 들듯 경기 마석의 모란미술관(관장 이연수,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인체를 소재로 ‘조각으로 표상된 몸(신체)의 미학’ 전을 열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조각가들(노준, 이환권, 천성명, 최수앙)은 각자의 특징적인 방식으로 인체를 현대적으로 변용하기보다는 인체 그 자체의 현존성, 조형성을 재현하고 있다.

이환권의 작품(왼쪽 사진)에서 나타난 가장 큰 조형적 특징은 몸의 왜곡과 과장이다. 즉 허상으로서의 몸을 제시, 현상과 본질 사이에 내재한 관계의 아포리아(aporia·역설)를 제시한다. 천성명의 조각(오른쪽)은 능률화, 표준화, 성과주의에 매몰된 현대인의 우울한 모습을 조형적으로 보여준다.

최수앙의 몸 조각은 조각의 전통성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조형적 관점들을 보여준다. 몸의 변용에 따른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메타포를 응축한 작품들이다. 노준의 작업에는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얼굴이나 몸통은 인간의 몸으로 표현돼 있다. 동물과 인간이라는 통상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흥미롭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몸의 미학을 확장하고 있다. 그처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낯설게 느껴지는 몸이라는 기호를 각자 특징적인 조형언어로 읽어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임성훈(미학) 성신여대 교수는 “인간은 느끼는 존재이고, 몸은 느낌의 통로”라며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로 몸에 대한 문화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몸이야말로 조각적 영감의 원천이고 조형적으로도 흥미로운 요소가 무한하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양주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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