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강국 韓 ‘위기’… 中업체 35% > 삼성 + LG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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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TCL, 1분기 10% 첫 돌파
톱10에 中업체들 3~6위 차지
저가 앞세운 물량 공세로 위협

삼성 7분기째 20%선 밑돌아
LG는 프리미엄 판매로 선전

중국 TV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1위 TV 제조업체인 TCL이 지난 1분기 처음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로 치고 올라오는 데 반해 삼성전자는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7분기 연속 20%를 밑돌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업체 TCL의 1분기 시장 점유율(판매 대수 기준)은 10.8%로 처음 10%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3분기 9.0%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로, 1위 삼성전자(18.8%)와 2위 LG전자(12.8%)를 바짝 추격했다. 판매 금액 기준으로도 TCL은 1분기 7.5%의 점유율을 기록해 하이센스를 제치고 지난해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업계 3위인 소니(8.3%)와는 단 0.8%포인트 차로 3위마저 넘보고 있다.

TCL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은 나란히 상위 10위 권 내 3~6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동반 추격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판매량 ‘톱(Top) 10’을 보면, 3위인 TCL을 뒤이어 차례로 하이센스(7.2%), 샤오미(5.2%), 스카이워스(4.8%)가 4~6위를 차지했다. 소니는 4.1%로 지난해 5위에서 7위로 하락하면서 중국 업체들에 자리를 내줬다. 이에 따라 중국 브랜드의 총 점유율도 한국 브랜드 총 점유율을 처음 앞질렀다. IHS마킷 점유율을 단순 합산한 결과, 올해 1분기 점유율이 1% 이상인 브랜드 가운데 중국 브랜드는 35%를 넘어섰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계 점유율은 31.6%였다.

중국 업체들이 뒤쫓아 오는 동안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를 지켰으나 점유율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판매 대수 기준 점유율이 2017년 2분기 20.8%를 마지막으로 다시 2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LG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인 OLED TV 판매량 증가로 상승세를 보였다. 판매 대수 기준 지난해 3분기(11.3%) 이후 꾸준히 증가해 12.8%까지 올라섰고,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5.4%에서 16.5%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TV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TV 업계가 프리미엄 라인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미·중 무역 전쟁 등 외부 변수가 있어 중국 업체가 이 이상으로 점유율을 높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