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6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제일반
[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3일(木)
‘왕좌의 게임’은 끝났지만… 덕후들 ‘콘랭 게임’에 빠지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왕좌의 게임’에는 창작언어인 도트락어가 등장한다. 위의 문장들은 순서대로 “환영합니다” “제 용들이 어디 있죠?” “이제 먹으려고 합니다” “당신은 내 인생의 달입니다”를 뜻한다.
▲  ‘반지의 제왕’의 저자 J R R 톨킨이 만든 문자 ‘텡과르’로 적은 요정문학 ‘갈라드리엘 애가’(왼쪽 문장)와 절대반지에 모르도르어로 적힌 ‘반지시’(원형 문장).
언어학자, 극중 도트락어 창조
팬들 회화·발음집 만들어 제공

‘반지의제왕’ 각 종족들 언어도
연구하는 집단들 곳곳에 생겨

작품 완성도·충성도 상승 효과
‘개성 표현의 수단’ 놀이문화로


“Yer Jalan atthirari anni(당신은 내 인생의 달입니다).”

지난 22일 전 세계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린 미국 HBO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칼 드로고 역으로 출연한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한 토크쇼에 출연해 여성 패널을 상대로 극 중에서 사용하던 도트락어를 유창하게 선보였다.

원작자 G R R 마틴은 소설 속에서 몇몇 단어만 만들었는데 드라마화되면서 제작진이 유명 언어학자 데이비드 J 피터슨에게 전체 언어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피터슨은 문법과 상용어까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냈고 드라마 상에서 극 중 인물들은 이를 사용해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눴다. 피터슨은 “어린 시절 봤던 스타워즈의 외계인 언어들을 해석하기 위해 수많은 팬이 달라붙었는데 제작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야테’ ‘요투’ 두 가지 단어로 외계인들의 언어를 묘사했다”며 “언젠가 제대로 된 언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리고 이 언어는 피터슨과 드라마를 넘어 팬들 사이에서 ‘발전’해가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에피소드에선 드라마에 등장한 또 다른 언어 ‘발라리아어’를 이용한 유머까지 등장했다. HBO 왕좌의 게임 블로그에선 간단한 도트락어 회화·발음집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같은 ‘언어 창조’가 드라마의 흥행을 타고 붐을 이루고 있다. 이전까지는 ‘이상행동’ 정도로 치부됐던 개인들의 ‘창작언어’(콘랭·Constructed Language)가 최근에는 문학 작품들의 완성도와 작품의 인기를 높여주는, 혹은 개성 표현의 수단이 됐다. 많은 사람이 단순한 ‘취미’ 이상으로 이를 개발·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븐 F 오스틴 대학에서 인공언어 강의를 진행하는 제시 샘스 언어학 교수는 “왕좌의 게임 방영 이전에는 쿠키를 갖고 와서 수강신청을 한 학생들에게 신청을 취소하지 말라고 부탁해야 했는데 지금은 수강신청 대기 순번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최근 제자 중 한 명은 본인이 개발한 곰의 언어 ‘아크토스크’로 대학 내에서 학문적 공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하는 최고상을 받았다.

이 같은 ‘언어 창조’는 피터슨이 처음 한 것은 아니다. 최초의 수녀원 설립자이자 인류 최초의 여성 작곡가로 알려진 힐데가르트 폰 빙겐은 이미 약 1000년 전인 1100년대에 자신과 수도원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비밀언어 ‘링구아 이그노타’를 만들었다. 이후 1887년 인위적인 세계 공용어 ‘에스페란토’가 개발되기도 했다. 비서구권에선 14세기 오스만제국에서 종교적 신비주의를 위해 ‘발레이벨렌’이라는 언어가 만들어졌다.

창작언어의 대세는 개인에 의해 창작된 뒤 수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예술어’다. 최초의 판타지소설로 통하는 ‘반지의 제왕’의 저자 J R R 톨킨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요정어 ‘퀘냐’와 ‘신다린’, 이를 표현하는 문자 ‘텡과르’를 창조했고, 난쟁이어와 어둠의 언어(모르도르어) 등 수많은 언어를 만들었다. 이들 언어는 단어뿐 아니라 문법, 언어의 변천사에 각종 파생 방언까지 등장하는 방대한 언어체계가 됐다. 이는 영화화된 그의 작품 속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이들 언어를 연구하고 확장하거나 서로 대화하는 이들이 세계 곳곳에 생겨났다. 인터넷 상에선 이들 언어의 ‘번역기’까지 등장했다. 국내에도 1400여 명의 회원이 온라인 카페 활동을 통해 요정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3권의 요정어 학습서를 출간하고 퀘냐와 신다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공부하고 있다. 스타트렉을 차용한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클링온어’가 사용됐다. 클링온어는 과거 스타트렉을 제작한 파라마운트사가 언어학자들에게 의뢰해 만든 창작언어다.

인공언어가 단순히 작품 속에서만 등장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언어를 창조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새러 히글리 미국 로체스터대 영문학 교수는 어린 시절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테오나트’란 언어를 만들었다. 그는 이후에도 일기 등을 쓸 때 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히글리 교수는 새로운 언어 창조 행위를 “극도로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텍사스주 필립시에 사는 전직 랍비 피터 타로는 자신만의 언어인 ‘라 페트로’를 만들어 자녀들과 대화하거나 개를 훈련시키는 명령어 등으로 사용해 왔는데, 최근 그의 딸 리지는 왕좌의 게임이 히트한 이후 “라 페트로를 할리우드에 팔아야 한다”고 아버지를 설득하고 있다. 현재 리지의 아홉 살 난 아들 매니는 라 페트로의 방언 격인 ‘투투투퀘’를 만들어 쓰고 있다. 아직도 혼자 산책하며 라 페트로를 쓴다는 타로는 “내 개인적인 체험이 반영된 언어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보다 나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속 창작언어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박준우·정유정 기자 jwrepublic@munhwa.com
e-mail 박준우 기자 / 국제부  박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게임중독 질병 분류’ 찬반 논란…“도박중독과 같아” vs “인과관…
[ 많이 본 기사 ]
▶ 이강인 또 이강인, 스페인 언론도 온통…“1군이냐 임대냐..
▶ “류현진 목욕탕 들어가면 동료들 썰물처럼 빠져나가”
▶ 커피에 체액 타고 온갖 음란행위 한 대학원생 징역 4년 선..
▶ “입장거부·감금·성희롱 피해”…BTS 공연 항의 빗발
▶ 36년전 도굴범은 바닷속 신안선 유물 어떻게 훔쳤을까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스페인 언론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발렌시아)을 일제히 칭찬하고 나섰다.정정용 ..
ㄴ 한국, U20월드컵 사상 첫 준우승…이강인 골드볼
ㄴ ‘막내형’ 이강인 “골든볼, 제가 아니라 우리 팀의 것”
하나씩 맞춰지는 고유정 범행 동기 미스터리
36년전 도굴범은 바닷속 신안선 유물 어떻게 훔쳤..
“입장거부·감금·성희롱 피해”…BTS 공연 항의 빗발
line
special news 홍준표, 한국당 겨냥 “쇼할 때 아냐…국민 위한 ..
“한국 경제 3년 만에 70년 업적 무너진다” “일본까지 등 돌리면 한국 경제 한계 상황”홍준표 자유한국당 ..

line
여야3당 원내대표 담판 무산…한국당 제외 6월국회..
文대통령 “멋지게 놀고 나온 선수들 자랑스럽다”
파키스탄 정치인, 기자회견 중 고양이 변신…‘아뿔..
photo_news
‘홈런왕’ 루스 유니폼 67억원에 낙찰…역대 스..
photo_news
YG 양현석·민석 형제 동반사퇴, 왜?
line
[북리뷰]
illust
“내 살은 거 고생 말고 없어예… 억울치, 억울코말고”
[인터넷 유머]
mark아인슈타인의 직업 markUFO 출현 시 나라별 대처법
topnew_title
number 법원 “술자리서 만난 여성 몰카 촬영 경찰관..
‘청소년 혼숙’ 허용 모텔업주에 징역6월 ‘철퇴..
4살아이가 인형 훔쳤다고 의심한 美경찰, 임..
‘G20 정상회의’ 앞두고 괴한에 권총뺏긴 日경..
홍콩서 ‘송환법 반대’ 고공농성 시민 추락 사..
hot_photo
한서희 “양현석이 협박”···비아이..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hot_photo
쥬얼리 조민아 “레이노병, 살아있..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