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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3일(木)
‘anytime you feel the pain’… BTS에게도 내게도 ‘최고의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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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틀스 ‘헤이 주드’

그날 영어 선생님은 석세스(success)와 석세션(succession)을 칠판에 나란히 쓰고 강조하셨다. “아마도 중간고사에 나올 거야.” 그래서 외웠다. 전자는 성공이고 후자는 계승이다. 그때는 둘의 차이가 뚜렷했다. 시간이 지난 후 두 단어가 묘하게 엮여 있다는 걸 발견했다. 진짜 성공은 계승돼야 빛이 난다는 걸 알아차린 거다. 기억되지 않는 성공은 무덤이며 성공의 완성은 계승이다.

영어 교실을 되살려준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주앙 펠릭스라는 선수 영입에 1억 파운드(약 1500억 원) 넘는 이적료를 준비했다는데 그는 고작 열아홉 살이다. 이유를 알 만하다. 이름 앞에 ‘제2의 호날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제 맨유는 몸값을 지불해야 하고 펠릭스는 이름값을 증명해야 한다. 정작 호날두는 관심도 없을지 모른다.

음악동네에서도 대관식이 자주 열린다. 박수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카메라 세례가 이어진다. 그러나 순간의 요란한 세리머니일 때가 많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상속자가 부지기수다. 진정한 계승자는 격을 갖추어야 하고 기대하는 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기록을 갈아치워야 하고 그 기록이 기억돼야 한다.

도대체 방탄소년단(BTS)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연장(언제까지)과 확장(어디까지)이 보폭을 맞출 때 사랑스러움은 자랑스러움이 된다. 그들은 이제 신문의 1면까지 점령했다. 학자들은 자료를 챙기느라 분주해졌다. 지난주 미국 CBS의 ‘더 레이트 쇼’는 BTS를 제2의 비틀스로 소개했다. 55년 전 영국의 네 청년이 미국에 상륙했던 그 무대를 한국의 일곱 소년이 재현한 것이다. 흡사 미국판 ‘불후의 명곡’ ‘비틀스편’에 BTS를 초대한 그림 같다.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사회자 스티븐 콜베어가 물었다. “비틀스 곡 중에 좋아하는 노래가 있나요.” 내 서재에는 ‘비틀스 시집’이라는 책이 올해로 거의 20년째 꽂혀 있다. 때맞춰 들춰보니 그 책에만 90곡 정도가 엄선해 실려 있다. 과연 BTS는 은하수 무리 중 어떤 별을 골랐을까. 감격스럽게도 그건 내 인생 최초의 팝송 ‘헤이 주드’였다. ABC를 겨우 뗐을 무렵에 뜻도 모른 채 그저 귀에 감기고 입에 붙어서 수없이 따라 불렀던 그 노래. 특히 ‘고통의 순간마다(And anytime you feel the pain)’라는 부분이 달콤했던 그 노래. 나중에 나온 ‘렛 잇 비’도 비슷한 가사로 시작한다. ‘내가 고통에 처했을 때(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노래는 이따금 보약 같은 친구가 된다.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1994)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주인공은 베토벤이다. ‘불멸의 연인 시리즈’가 제작된다면 아마 비틀스도 등장하지 않을까. 이쯤에서 슬며시 의문 하나가 고개를 든다. 과연 어떤 음악이 클래식(고전)이 될까. 클래스(교실)에서 빠져나와야 클래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실이 고통스러웠던 건 하지 말라는 게 많아서였다. 까불지 마, 떠들지 마, 딴생각하지 마. 그러나 까불고 떠들고 딴생각했던 아이들, 칠판은 보는 척만 하고 마음은 해저 2만 리를 누볐던 그 아이들이 음악동네에선 오히려 우대받는다.

‘헤이 주드’는 잠결에 비틀스가 나를 부르는 애칭 같다. ‘보낼 건 보내고 들일 건 들여라(So let it out and let it in)’ ‘세상을 네 어깨에 짊어지지 마라(Do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 ‘함께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지만/ 그게 바로 너라는 걸 모르나(You’re waiting for someone to perform with/ And don’t you know that it’s just you)’ 사실 이 노래만큼 후반에 반복이 긴 노래는 흔치 않다. 지금도 노래의 끝에 수없이 나오는 ‘나나나나나나(Na na na na-na-na-naa)’를 외치다 보면 결국 내 속엔 수많은 내가 있고 그들 중에서 ‘참 나’를 끄집어내는 과정이 삶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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