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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 10주기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3일(木)
盧, 반대입장도 타당하면 수용… 文, 이념 중시하며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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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소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인 가운데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실용’ 아쉬운 문재인 국정
盧서거 10주기… 리더십 재조명

韓美 FTA 추진·이라크 파병 등
좌우를 가리지 않는 실용 노선

文, 핵심 지지층 편중 국정운영
유연·통합 ‘盧 정신’ 되새겨야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가 추구한 실용의 리더십이 재조명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즌 2’라고 불리는 문재인 정부가 진보 진영과 핵심 지지층에 편중된 국정 운영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념보다 실리와 국익을 우선시했던 노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실용, 유연, 통합으로 정리될 수 있는 ‘노무현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이 분열적 단어를 쓰면서 재임 시절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그가 추진한 정책을 뜯어보면 좌우를 가리지 않는 실용 노선을 견지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비롯해 이라크 파병 등 여당 내에서도 반대가 있던 정책을 뚝심 있게 추진했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현 민주평화당 대표) 등이 주장했던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나 진보 진영 일부에서 제기됐던 부유세 도입 등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부작용이 속출하며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소득주도성장, 주 52시간 근무제, 탈원전, 4대강 보 개방 등 후보 시절 공약했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비주류 소수 학자들의 주장으로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고 응수했고, 각종 경제 지표에서 부작용이 이미 드러났다는 분석에 대해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창조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진보 진영 내의 오래된 원칙에만 집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한·미 FTA 추진 등은 보수 정부의 노선과 거의 유사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대응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자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 같은 정책이 수정 없이 계속 추진 될 것이라는 데 국민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 부문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비교된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보수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했었다”며 “대통령이 임기가 계속 지나가면서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더 경직화되고 있는 거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대선 캠프 밖 외부 인사를 영입했지만, 최근 들어서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협치’ 등 정치 분야라는 지적도 많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제기했던 ‘대연정’ 등 정치개혁의 화두들도 실용과 통합의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연정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 덕목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지금 갈등이 극대화되는 국회와는 차별화되는 생각으로, 집권당이나 진영 내의 비판이 있더라도 국가를 위해 필요할 일이라면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언급했지만, 야당의 의견을 제대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동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부산에 계속 출마했고, 집권 이후 한·미 FTA와 이라크 파병 문제 등 반대 진영의 입장도 들은 것은 모두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을 뜻하는 ‘집토끼’만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노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윤명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mail 김병채 기자 / 정치부  김병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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