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10주기>‘역지사지 화합의 정치’ 기대하며 봉하마을 추모 물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盧 추억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 녹지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추도식 참석만으로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해 자신이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文, 취임 첫 해 약속대로 불참

정치권은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아 한목소리로 고인을 추모했다.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엔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 인사와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취임 첫해인 2017년 추도식에 참석, “이제 재임 중에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대로 불참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불평등과 차별을 걷어내고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며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용감한 결단을 내린 정신을 떠올린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오늘 하루만큼은 참여정부의 정책적 유연성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계기로 멈춰선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하마을엔 전국에서 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배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묘지에 큰절을 올리거나 국화꽃을 놓고 두 손을 모아 참배했다. 묘역에서 만난 참배객들은 대부분 좌우 대치로 꽉 막힌 한국 정치를 비판하며 국민을 위한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창원에서 온 김효성(56) 씨는 “각 당의 입장이 있겠지만, 정치인들이 싸우지 말고 역지사지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화합의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선 ‘노무현 대통령 10주기-대한문 시민분향소 합동추모제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손우성·송유근 기자 applepie@

김해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