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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경제 ‘먹구름’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3일(木)
“지표악화 외면한 정책실기에 한국경제 총체적 위기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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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안이한 정부인식’ 잇단 지적

2%대중반 성장땐 10년來 최악
KDI “장기 저성장 진입 가능성”

“정부, 경제 낙관론 펴면서 추경
앞뒤 안맞아…현실인식 의구심
하반기 경제 나아질 변수 안보여
노동시장 개선통해 생산성 제고”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져 ‘총체적 위기국면’에 진입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악화하고 있는 경제 지표를 외면하고 경기 낙관론만 고집하면서 발생하는 정책 실기(失期)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2.6∼2.7%) 목표치도 하향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출 부진뿐만 아니라 내수 위축, 투자 감소 등이 하반기에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해외 투자은행(IB)은 물론이고 간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 초·중반으로 줄줄이 낮췄다. ‘장기 저성장 기조’로 흘러가는 심각한 상태로 분석한 것이다.

실제 2%대 중반으로 성장한다면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래 최저 성장에 머물게 된다. 한 나라의 경제가 급격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인 잠재성장률 추정치에도 못 미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3일 “한국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급락하는 데다, 노동비용 급증에 대한 충격까지 가해져 전반적으로 상당히 나빠진 상태인데 정부가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다”며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노동비용 충격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의 궤도 수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는 경제 인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하반기 경제지표는 투자 감소, 반도체 경기 악화, 수출 위축 등 더 좋아질 변수가 전혀 없다”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나 성장을 유인하기보다는 소득 분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정부는 실업자와 자영업자가 겪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경제를 시장에 맡겨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투자는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추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정책 변경에 따른 단기적 부작용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시행 등을 비롯해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 다양한 하방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4%에서 0.1∼0.2%포인트 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실기에 대한 책임론도 제시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경제 상황을 희망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추경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해 청와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진 만큼 책임을 물어 청와대 경제 담당 라인을 교체하는 등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위기 국면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개선을 통한 생산성 제고를 경제정책의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생산성 제고가 성장잠재력 강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비효율적 요소들에 대한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되, 형평성과 효율성을 균형 있게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이은지·송정은 기자 mindom@munhwa.com
e-mail 박민철 기자 / 국제부 / 차장 박민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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