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평균소득 5분기째 감소… “역효과 낳은 ‘소주성’ 정책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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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 결과
전체가구 ‘하향 평준화’ 초래

올해 1분기에 1분위(소득 하위 20%)의 평균소득이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인 5분기 연속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부작용으로 벌어진 일자리 참사가 저소득층 소득 감소로 나타난 결과다. 지난 2년의 소득주도 성장 실험은 ‘거꾸로 가는 가계소득’으로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서 올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2.5% 감소한 월평균 125만4700원이다. 지난해 4분기(-17.7%)에 비해 감소 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8%) 이후 2분기(-7.6%), 3분기(-7%) 등 줄줄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1분위의 근로소득은 40만4400원으로 1년 전보다 14.5%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불황 등 영향으로 임시·일용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도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이전(移轉)소득이 6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늘었다. 1분위 가구의 평균 나이는 63.3세로 전체 평균 53.4세보다 높다. 노인 인구가 많고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게 특징이다. 그나마 노인 일자리 확대와 기초연금 인상 등이 없었다면 더 나빠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은 효율성이 떨어지고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은 정부의 각종 공적자금과 기초연금 등의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기대했던 실소득을 올려 전체 소비를 늘리고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책 실험은 의도치 않은 정반대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개선세가 미흡하다. 5분위 배율은 올 1분기 5.8배로 1년 전보다(5.95배) 낮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1분위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 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소득층의 소득이 줄면서 전체 소득이 하향 평준화된 셈이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2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