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백준, 또 증인 불출석땐 감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7번째 불발된 ‘MB와 집사’의 법정 대면 다스 자금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고개를 떨군 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다스 뇌물’ 혐의 항소심에
증인소환 불응… MB는 출석
29일 오전10시 신문 재지정

재판부 과태료 부과후 경고
“중요한 증인 출석의무 회피
7일 이내 강제구금 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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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뇌물’ 혐의 항소심 재판부가 24일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사진)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증인 불출석에 대해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하고 “다음 기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감치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7번째 증인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계속 불출석하자 검찰을 향해서도 구인장의 엄격한 집행을 요구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항소심 공판에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증인 김백준 씨? 김백준 씨?”라며 연달아 김 전 기획관을 찾았으나, 그는 끝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한때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최측근 인사였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검찰에서 한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이 뇌물 혐의에서 유죄를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판부는 “김백준은 본인이 피고인으로 된 형사재판엔 출석하고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신청된 이 사건엔 증인 소환장을 정식으로 전달받고도 출석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출석을 안 하는 데는 재판부가 아무리 살펴도 정당한 사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151조에 따라 증인 김백준에게 과태료 최고액 500만 원을 부과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다음 기일에 재차 불출석할 경우 7일 이내 감치에 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감치는 법정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에 대하여 부과하는 구금 제재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오는 29일 오전 10시로 다시 지정한 뒤, 증인 소환장을 전달함과 동시에 증인을 구인하는 구인장도 재차 발부했다.

재판부는 이에 앞서 변호사와 검찰 양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백준 증인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설명드렸기 때문에 증인신문을 원한다”고 했지만, 검찰 측은 “(피고인 측 의사는)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한 번 기약 없는 절차로 되돌려 달란 의사를 분명히 한 걸로 보이는 만큼, 김백준 출석과 무관하게 항소심 절차는 종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와 관련, “증인소환을 피하면 그만이라거나 ‘구인장 집행도 무용지물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은 법 집행기관이자 (공익의) 대변자로서 구인장을 엄정하게 집행해주길 바란다”고 에둘러 당부했다. 재판이 끝난 뒤 방청석에서는 “검사님, 증인 발견이 우선인데 왜 그렇게 얘기하느냐”면서 “공익을 추구해야지, 방청객이 얼마나 어렵게 시간을 냈는데 검사님이 그렇게 얘기를 하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