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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6일(日)
송인택 울산지검장, 국회의원 전원에 ‘검찰개혁 건의문’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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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택 울산지검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사권조정안, 세월호 참사 때 해경 해체한 것과 유사” 작심 쓴소리
“정치 중립 시비는 공안·특수 분야서 비롯”…총장·정부 권한 집중 구조도 비판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비판과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정리한 장문의 글을 26일 전체 국회의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이 글에는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문제를 둘러싼 작금의 논란은 물론이고, 청와대나 검찰총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데 대한 비판 등 현직 검찰 간부로서 하기 어려운 강도 높은 발언들도 다수 담겼다.

송 지검장은 이날 오후 8시 국회의원 전원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문서파일로 첨부된 건의문은 A4 14장 분량의 장문이다.

그는 메일을 보낸 이유에 대해 “지금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검찰개혁 방안은 환부가 아닌 엉뚱한 곳에 손을 대려는 것으로 많은 검사가 이해하고 있다”면서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 등에서 시작된 개혁논의가 방향성을 잃고 수사권 조정이라는 밥그릇 싸움인 양 흘러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송 지검장은 “검찰개혁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등에서 비롯됐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많다는 점에서 부끄러울 때가 많다”면서 “그렇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에서 생겼는지, 의혹과 불신을 초래한 사건처리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 보고체계와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 권력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또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대원칙에 부합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인 거래 대상으로 전락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패스트트랙 추진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진단과 수술 없이, 무턱대고 수사권을 경찰에게 이관하는 시도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경찰이 아무런 제약 없이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통신·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라고 비판했다.

검사가 책임지고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이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되는 등 현재 수사권 제도 자체는 순기능이 많다고 그는 부연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논의되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 불편·불안을 가중하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 검토해야 하고, 그런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개혁안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는 세월호 참사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사권 조정 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은 문무일 검찰총장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개혁 대상을 공안·특수 분야로 한정해야 한다는 진단은 훨씬 구체적이다.

나아가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를 정면 비판했다.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은 권력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다”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면서 “총장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코드에 맞는 분이나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총장이 되고, 결국 총장은 임명권자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할 때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9개를 제시하기도 했다.

먼저 현직 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총장을 임면하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수사 착수부터 기소까지 총장이나 대검 참모의 사전 지휘를 받게 하는 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 검찰 스스로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회부를 요구하는 장치 마련 ▲ 부당·인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도입 ▲ 청와대·국회 등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 공안 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 검찰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가 실질적인 인사를 하도록 제도 개선 등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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