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표현할 기회 많은 주인공役 또 맡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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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캐슬’ ‘닥터 프리즈너’ 연타석 홈런 김병철

“두 캐릭터 모두 권위적인 인물
善惡 모호하게 묘사하려 애써”

‘태후’ ‘도깨비’등 김은숙 사단
“작가님 대본 받으면 행복한 일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야죠”

“전 주인공이 아니라 주연진 중 한 명입니다.”

최근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와 JTBC 드라마 ‘SKY캐슬’을 잇달아 마친 배우 김병철(사진)은 “주인공으로 거듭난 소감을 말해 달라”는 주문에 이처럼 겸손하게 답했다. 하지만 각 작품 속에서 그의 존재감은 충분히 컸다. “사인 요청이 정말 많아졌다”는 그의 말마따나 주위 환경의 변화가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주연 배우가 된다는 느낌이 괜찮은가요?”

“(웃으며) 그럼요. 충분히 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맥락이 아니라, 그만큼 해야 될 게 많아 배우로서 표현할 기회가 많다는 의미예요. 과연 제가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지만, 처음치고는 그래도 안정적으로 연기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병철은 두 작품 모두에서 엘리트였다. ‘SKY캐슬’에서는 변호사이자 로스쿨 교수 차민혁,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서슬 퍼런 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이 그의 몫이었다. 두 캐릭터 모두 강한 자아와 선민의식을 갖고 다른 주인공들과 대립하는 안타고니스트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에게 감정이입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미운 캐릭터를 밉지 않게 연기하는 김병철 특유의 캐릭터 요리법 덕분이었다.

“엘리트이기는 하지만 극 중 법관이나 의사로서 어떤 행위도 하지는 않아서 참 계면쩍습니다. 두 인물 모두 처음에는 권위적이고 전형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제가 연기하면서 선악이 다소 모호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차민혁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아내가 밥상 대신 준 사발면을 홧김에 구긴 후에도, 먹기 위해 다시 펴는 모습 같은 것이죠. 다행히 시청자들이 공감을 해주셨어요. 물론 훌륭한 대본과 제 캐릭터 해석을 허락해준 작가, PD님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김병철은 2016년 이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은숙 작가가 있다. ‘태양의 후예’의 군인에 이어 ‘도깨비’의 간신이 뱉은 “파국이다”는 대사 한마디로 ‘파국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미스터 션샤인’까지 거치며 주연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김 작가님이 불러주시면 언제든 달려간다”던 김병철, 최근 김 작가가 신작 ‘더 킹:영원의 군주’의 집필 소식을 전했다. 과연 김병철은 연락을 받았을까.

“아직까지 연락이 없어요, 하하. 농담이고, 제가 연락을 드려야죠. ‘SKY캐슬’ 때도 ‘잘 봤다’며 ‘잘됐으니 밥 사달라’고 응원해주셨어요. 곧바로 ‘닥터 프리즈너’까지 마치느라 아직 연락을 못 드렸죠. 당연히 부르면 달려가야죠. 너무 좋은 대본이니까요. 그 대본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대중은 요즘 김병철에게 궁금한 게 많다. 어느덧 40대 중반에 들어선 그의 개인사에 대한 기사도 속속 올라온다. ‘SKY캐슬’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윤세아와는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40대에 접어든 후 좋은 작품을 만나 꽃을 피웠듯, 어느 시기든 좋은 사람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직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없어요.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연기에 몰두하다 보니 좀 늦어졌네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좋은 인연이 오지 않을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