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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 Science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8일(火)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몰려온다…국내 OTT 넘어 넷플릭스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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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3사의 ‘푹’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KT는 경기 수원시 KT 위즈파크를 ‘5G 스타디움’으로 탈바꿈했다. KT 제공
▲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구글과 손잡고 자사 IPTV에 어린이 특화 앱 ‘유튜브 키즈’를 기본 탑재했다. LG유플러스 제공
넷플릭스 유료가입자 153만명
디즈니, 훌루 인수해 본격 경쟁
방대한 콘텐츠에 요금제도 저렴

옥수수-푹 통합법인 추진 나서
KT는 워너브러더스 등과 협력
LG유플러스, 넷플릭스와 제휴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회사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국내 진출 당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미국 드라마와 국내 프로그램을 독점 공급하면서 지금은 한국 콘텐츠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90만 명을 넘어섰던 국내 유료 이용자가 지난 3월 153만 명까지 치솟았다. 1인당 월평균 1만3100원을 지급했고 200억 원 넘는 액수를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회당 20억 원을 투입한 자체 제작 드라마로 가입자 수를 확대했고, 지상파 드라마까지 자사 OTT로 끌어오면서 저변을 한층 넓히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거느린 디즈니가 오는 11월 출범해 내년에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디즈니는 최근 경쟁 OTT ‘훌루’를 인수해 세를 키웠다. 훌루는 넷플릭스에 위협을 느낀 미국 방송사(NBC·폭스엔터테인먼트·ABC)가 연합해 지난 2008년 세운 미국 시장 2위의 OTT다. 훌루는 약 9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와 넷플릭스, 디즈니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OTT 시장이 ‘외국 미디어 공룡들의 놀이터’로 바뀌고 있다. 국내 미디어 주권 확보 차원에서라도 ‘토종 OTT’가 경쟁할 터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덤벼랏”, 디즈니의 출격 예고 = 넷플릭스는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가 1억4000만 명(세계 190여 개국)에 달한다. 온라인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해주는 OTT 서비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1510억 달러(약 179조4000억 원) 규모로, 2012년 36억1000만 달러(4조2900억 원)의 매출이 2018년 150억7900만 달러(17조9200억 원)로 6년 만에 약 417% 성장했다.

넷플릭스의 성공 배경에는 구독자 수를 활용한 ‘빅데이터’가 있다. 국내 유료 케이블방송사 관계자는 28일 “넷플릭스는 1억 명이 넘는 구독자로부터 얻은 설문과 시청 패턴 등을 분석해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 독점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다”며 “유료 이용자가 구독료가 아깝지 않도록 대작 몇 개와 함께 곁가지로 저비용 프로그램을 여러 개 선보이는 ‘다작 전략’으로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회당 20억 원을 들여 좀비 소재 사극 드라마 ‘킹덤’(주지훈·배두나·류승룡 주연)을 선보여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디즈니는 오는 2024년 말까지 최대 9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디즈니 플러스’를 출범한다. 이를 위해 디즈니는 넷플릭스 요금제 중 가장 싼 월 9달러보다 2달러가량 저렴한 월 6.99달러라는 낮은 구독료를 책정했다. 디즈니의 가격뿐 아니라 방대한 콘텐츠 진용은 넷플릭스에 위협적인 존재다. 마블 히어로 TV 시리즈 라인업과 스타워즈 실사 드라마, 인기 애니메이션인 ‘심슨 가족’ 등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방영된다.

사실 디즈니는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제대로 유통하는 법을 몰랐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사 콘텐츠를 팔아주는 넷플릭스에 감사인사까지 했을 정도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팔아 벌어들인 수입은 2012년 45억 달러(5조3500억 원)에서 지난해 74억 달러(8조8000억 원)로 늘어났다. 하지만, 디즈니가 OTT 시장에 직접 뛰어든 만큼 넷플릭스에 콘텐츠 제공은 중단될 전망이다. 이제는 넷플릭스가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업체 규모화·협업 등 모색 필요 = 국내 OTT 사업자들은 제로섬게임에서 생존하기 위해 활로를 찾고 있다. 일단 아시아판 넷플릭스를 선언한 지상파 3사의 ‘푹’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는 오는 7월 1일 통합법인을 목표로 지난 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통합법인 출범은 정부 시책에 발맞춰 진행됐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월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시의적절한 시점에 방송과 통신사가 하나의 OTT를 만들기로 해 현실 대응력을 잘 보여줬다”며 “넷플릭스 등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세력이 밀려오는데 우리 안에서라도 제대로 된 것이 나와서 안에서는 외국 OTT와 경쟁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OTT가 자생력을 갖출 시간을 벌 수 있는 ‘골든타임’이 사실상 공정위의 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에 따라 90일 범위 안에서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미 외국 OTT에 국내 점유율을 상당 부분 내준 상황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며 “분초가 다급한 상황에서 공정위가 토종 OTT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수수 가입자는 946만 명이고, 푹 가입자는 400만 명으로 두 OTT 플랫폼이 합치면 약 1300만 명 수준으로 단숨에 국내 최대 OTT 업체가 된다.

인터넷TV(IPTV) 1위 업체 KT는 워너 브러더스, 소니픽처스, NBC유니버설, 부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 파라마운트픽처스, 20세기 폭스 등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잡았다. 영화감독, 유튜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엄선한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화제작을 매주 1편씩 업데이트해 올해 말까지 30여 편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KT가 디즈니와 손잡고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IPTV 부문 단독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어두운 정치 세계를 다룬 넷플릭스 효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이동통신사 3사 중 가장 많이 늘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IPTV 사업의 매출이 약 9000억 원에 이른다”며 “불과 3년 전인 2015년 매출 대비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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