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친아빠 찾아 떠나겠다는 생각 그만할게

MBC 사장賞 강은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아빠, 아빠는 내가 친딸이 아닌데도 친자식인 동생들보다 나를 가장 잘 챙겨주는 것 같아서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왠지 미안해. 내가 괜히 우리 가족에 껴있는 것 같고 동생들이 충분히 누릴만한 행복을 아무 자격 없는 내가 그 행복을 가져가는 것 같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데 아빠는 그런 거 하나 신경 안 쓰고 당연히 내가 딸이고 첫째고 가장 힘들어하는 걸 아니까 내 행복을 바라주고 밀어주는 모습이 항상 너무 고마워. 가끔씩 나에게 ‘똑바로 앉아라, 핸드폰 그만해라, 깨끗이 좀 살아라’ 하면서 잔소리를 많이 해서 기분 나쁘고 짜증 나기는 하는데 다 날 위해서 생각해준 말들이니까 한마디 한마디 모두 가슴에 새겨둘게.

우리 집에서 내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고 존중해주는 아빠가 있었기에 내가 다른 데 나가서도 기죽지 않고 내 의사표현을 명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어. 나도 그만큼 혼날 때만큼은 대들지 않고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도록 노력할게. 항상 혼낼 때만큼은 엄하시고 무서운 우리 아빠, 가끔씩 매를 들긴 하지만 그날 울고 나서 잠들면 아빠가 나한테 와서 맞은 부위를 약으로 꼼꼼히 다 발라주는 거 알아. 진짜 그날만큼은 ‘사랑의 매’라는 걸 제대로 느끼게 되는 날인 것 같아.

아빠가 아직 핸드폰 자판 치는 거에 서투르고 핸드폰 사용법도 잘 몰라서 이상 생길 때마다 의지할 게 나밖에 없는 거 다 이해하는데 그런 거 하나 다 알아주지도 못하고 그런 것도 못하냐면서 괜히 투정부려서 미안해.

이제 더는 친아빠 찾으러 대구로 떠나겠다는 그런 생각은 그만할게. 날 위해주는 건 우리 아빠밖에 없고 내 컨디션도 바로 알아봐 주는 건 아빠밖에 없어. 어렸을 적부터 머리 묶어주고 동물원도 데려가 줘서 좋았고 그 뒤로 원하는 데 있으면 다 데려가 주는 아빠가 최고야. 그치만 이제는 난 다 컸고 내가 아빠한테 잘해줄 차례니까 아빠는 이제 엄마랑 같이 힐링하면서 그 사랑 동생들한테도 아낌없이 줘♥ 진짜로 사랑하고 고마워 아빠:)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