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폭탄’… 건물주 임대료 전가땐 영세상인만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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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개별 공시지가 발표

서울·전국 상승률격차 4.32%P
작년 0.56%P차서 크게 벌어져

고가토지 현실화율 제고도 영향
대치 SK뷰 부지 전년비 40%↑
세입자에 稅부담 전가 불보듯

전년 대비 공시지가 상승률이 2배 가까이 뛴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부동산세금 부담이 크게 늘며 상권 위축 심화와 건물주의 임대료 전가로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30일 공개한 올해 1월 1일 기준 개별 공시지가는 1년 전과 견줘 전국이 8.03%, 서울이 12.35%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상승률이 6.28%, 서울 상승률이 6.84%로 0.56%포인트 수준의 미미한 차이만 보였지만, 올해는 격차가 4.3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한 서울 외에 광주(10.98%)·제주(10.70%)·부산(9.75%)·대구(8.82%)·세종(8.42%) 등 6개 시·도가 전국 평균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충남(3.68%)·인천(4.63%)·대전(4.99%)·충북(5.24%)·전북(5.34%) 등 11개 시·도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광주는 에너지밸리산업단지 조성, 제주는 국제영어도시·제2공항개발, 부산은 주택 정비사업 등의 요인으로 상승률이 높았다”며 “공시지가 상승률이 낮은 충남은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 토지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세 자체가 오른 것 외에 국토부의 고가 토지에 대한 현실화율 제고 방침도 공시지가가 치솟은 배경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공시지가를 산정할 때 ‘가이드 라인’으로 삼는 표준지 공시지가의 경우 국토부가 2월 발표 당시 “㎡당 2000만 원이 넘는 토지는 ‘고가 토지’로 보고 평균 변동률보다 2배 이상인 20.05%까지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주거지역 가운데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 아파트’ 부지는 ㎡당 1909만 원으로 전년(1362만 원)보다 40%가량 올랐다.

2월 발표된 표준지(국토부가 전체 필지 중 50만 필지를 선별해 산정, 전국 9.42%, 서울 13.87%)와 이번 개별 공시지가 간 격차는 전국과 서울 모두 1%포인트대로 표준지가 개별지보다 높았지만 차이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개별 공시지가 공개와 함께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보유세 급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점포주는 “표준지 가격 결정을 보고 어느 정도 오를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큰 폭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부동산 세금이 결국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7월 1일까지인 이의신청 기간에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세심히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최준영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