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앤티크 골프 이야기>캔디·잉크 용기나 앨범 겉표지에 사용… 골프볼·스윙모습 새겨…100만원 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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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실버 제품

사진 왼쪽은 크리스털병으로 사탕을 담는 용기다. 캔디가 아닌, 약이나 보석 등을 담았을지도 모른다. 뚜껑은 스털링 실버로 돼 있으며, 여성이 골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림 뒤편으로 클럽하우스가 보이고 양쪽에 나무가 있으며 그 가운데 페어웨이에서 여성이 샷을 하고 있다. 우아한 모자에다 단정한 복장, 신발 등으로 미뤄 1910년쯤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앙에 있는 건 잉크를 담는 용기다. 지금이야 거의 사라졌지만, 펜촉에다 잉크를 묻혀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삼각판의 앞에는 골프볼을 붙여놓았고 가운데의 파인애플 같은 용기 위쪽에 유리로 된 잉크 용기가 있다. 양쪽의 클럽은 교차시켜놓았으며 클럽의 그립 좌우에 호박과 자수정을 골프볼처럼 매달아 놓았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건 앨범이다. 100여 년 전에는 사진도 귀했고 사진을 간직하는 앨범은 더욱 드물었다. 겉장은 대부분 두꺼운 마분지로 만들지만 이 앨범은 무거운 스털링 실버로 제작됐다. 모델인 남성의 모자와 트윗 재킷, 칠부바지, 스타킹과 슈즈, 그리고 스윙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19세기 스코틀랜드 골퍼다. 19세기 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여러 차례 기술한 바 있지만 스털링 실버는 순은이 아니다. 95%의 은에 구리, 주석, 아연 등을 5% 정도 섞어 만든 은 제품이다. 시간이 지나면 검은색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오래된 골동품의 이미지를 풍긴다. 헝겊으로 닦아주면 반짝반짝 원래의 빛을 되찾는다. 스털링 실버 제품은 가격이 만만치 않아 사진 중앙의 용기는 10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