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어디있나? 공범 있나? 의붓아들도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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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30대녀 前남편 살해사건’ 3대 의혹

범행 현장 말끔하게 치워져
여행용 가방 차에 싣고 도주

호리호리한 체구의 피의자
혼자 살해·유기 실행 의문

現남편 “자고 나니 아이 죽어”
사인은 질식… 타살 여부 수사

제주에서 전남편을 지난달 25일 살해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경찰에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재작년 협의이혼 후 전남편과 친자 면접교섭권 소송으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살해된 전남편은 이혼 후 법원에 친자 면접교섭권을 얻어 이날 처음으로 부인이 동반한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와 공범자가 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아울러 지난 3월 청주서 발생한 의붓아들 사망사건 등 3대 의문에 대해 수사를 넓혀가고 있다.

◇단독범행일까, 공범이 있을까 = 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펜션에서 전남편 B(36) 씨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A(36) 씨를 2일 긴급체포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자서 (전남편을) 죽이고 (펜션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왜 살해했는지, 시신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살해 추정 장소인 무인 펜션을 피의자 A 씨가 예약했으며 살해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친밀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점으로 볼 때 A 씨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짜고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신은 훼손해 유기한 듯 = 경찰도 범행 당일로 추정하는 5월 25일 제주시의 한 마트 주차장에 B 씨가 몰고 온 모닝 차량을 세워두게 하고, A 씨가 청주에서 가져온 그랜저 차량에 탑승시킨 뒤 범행 장소인 펜션으로 함께 이동한 점, 범행 당일 오전 서귀포시의 한 테마파크에서 B 씨와 A 씨, 아들 3명이 처음 만나서 오후에는 따로따로 움직였던 점, 범행 후 경찰이 사건 현장인 펜션을 조사했을 때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는 점, 범행 후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A 씨 홀로 여행용 가방을 자신의 차량에 싣고 다음 날인 28일 제주항에서 전남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도주한 사실 등 범행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면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A 씨가 바로 충북 청주시로 가지 않고 서울 등을 거쳐 범행 일주일이 지난 31일 오전이 돼서야 거주지인 청주시로 돌아간 점을 들어 이 과정에서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과 함께 호리호리한 체구의 피의자가 남성을 혼자서 살해하고 유기했다는 데 의문을 품고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의붓아들 사망사건도 의문 = 한편 경찰은 A 씨가 저지른 살인 사건과 지난 3월 2일 청주의 A 씨 아파트에서 발생한 현 남편과 전 부인 사이에 난 의붓아들(4) 사망 사건의 연관성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오전 A 씨 부부는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의 현 남편은 “내 다리가 아이 배 위에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해온 청주 상당경찰서는 최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를 토대로 타살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