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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05일(水)
미·북 합의 1년, 안보태세 再강화할 때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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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 국제정치학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생각해 본다. 미·북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가진 지 1년이 일주일 앞(오는 12일)인데 북핵 해법은 역주행하고 있다.

위협 인식이란 상대국의 의도와 역량을 한 국가가 얼마나 위협으로 인식하는지를 의미한다. 실제로는 위협이 아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국가가 그것을 위협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고, 실제로 위협인 상황인데도 때로는 관련국이 그것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이 정기적인 한·미 연합훈련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위협적인 의도가 없음에도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어떤 국가가 상대국에 대해 위협이 될 만한 역량은 갖고 있지만, 실제로 위협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 가운데 군사적인 행동을 취할 때 상대국이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정권의 일련의 태도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왜곡하며 위협 인식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다면 비핵화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잘못된 위협 인식에 기초해 군사적 긴장을 강화하고 있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인 도발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메시지를 계속 전하고 있으나, 미 재무부와 법무부는 북한 화물선의 나포와 함께 이를 몰수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김정은의 군수공장 현지지도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미·북 대화를 위해선 미국의 양보가 필수라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김정은이 비핵화보다는 군사 도발을 통해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에 직면해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전현직 국방장관의 발언은 도를 넘은 상황이다. 도발하든 긴장을 고조시키든, 북한 정권의 행동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긍정 일변도의 해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와 관련, “남북 군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방장관이 인식한 대로 과연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가 대화 협상용일 뿐인가.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일반적인데 애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저의는 무엇인가.

물론 남북한 간 불필요하게 위협 인식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있는 위협도 없다고 눈감는 것은 더욱 위험한 발상이다. 위협이 커지고 있으면 이에 대한 대비도 비례해 커져야 한다. 한국의 안보가 손상되거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등 안보태세의 정상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정은이 ‘반당·반혁명 배신자에 대한 심판’을 천명하며 해이해진 군기 잡기를 통해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지금, 우리 국방장관의 안일한 위협 인식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김정은의 신사고만을 기대하며 ‘한반도 평화’에 매달려선 안 된다. 결국, 안보란 현실을 직시하는 위협 인식과 이에 대한 대비를 통해 지켜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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